위기에 더욱 강한 류현진

실점권서 ‘37타수 2안타’ 기록 피츠버그전서 3∼6회 안타 7개 맞고도 실점권서 9타수 무안타

2019-05-26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5월의 투수’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위기에 더욱 강한 남자로 진화했다.

류현진은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따낸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숱한 고비를 점수 안 주고 넘는 놀라운 재주를 뽐냈다.

피츠버그는 이날 류현진 등 3명이 던진 다저스 마운드를 상대로 득점권에서 15타수 2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주자를 2루 이상에 둔 득점권(수비하는 팀엔 실점권)에서 꽉 막힌 바람에 피츠버그는 안타 11개를 치고도 2-7로 패했다. 류현진에게서 배턴을 물려받은 훌리오 우리아스가 2이닝을 던진 동안 주자를 2루 이상에 보낸 적은 한 번뿐이었다. 9회 등판한 스콧 알렉산더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았다. 결국 피츠버그는 류현진에게 득점권에서 14타수 2안타로 꽁꽁 묶여 점수를 못 뽑았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무사 2루에서 포수 러셀 마틴의 송구 실책으로 첫 점수를 줬다.

멜키 카브레라의 포수 앞 땅볼을 잡은 마틴이 3루로 뛰던 주자 조시 벨을 잡으려고 던진 공이 3루수를 지나쳐 외야로 간 바람에 류현진은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을 ‘32’에서 마감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었지만, 안타가 아닌 야수 선택이었으므로 피츠버그의 득점권 성적은 1타수 무안타였다.

카브레라가 2루에 진루한 뒤 땅볼이 나왔고, 1사 2루에서 프란시스코 서벨리의 중전 안타가 나와 1사 1, 3루가 됐다. 곧바로 콜 터커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피츠버그의 득점권 타격 성적은 4타수 2안타가 됐다. 피츠버그는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투수 조 머스그로브의 희생번트로 2사 2, 3루를 만들어 대량 득점을 노렸지만, 류현진은 애덤 프레이저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은 면했다. 2회 득점권에서 류현진을 5타수 2안타로 괴롭힌 피츠버그는 3∼6회엔 안타 7개를 치고도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류현진은 3회와 5회엔 병살타를 유도하며 스스로 불을 껐고, 4회와 6회엔 야수들의 도움을 받았다. 류현진은 안타 2개를 내준 3회 말 1사 1, 2루에선 멜키 카브레라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역시 안타 2개를 맞아 자초한 5회 무사 1, 2루에선 이날 안타를 2개나 헌납한 피츠버그 4번 타자 조시 벨을 몸쪽에 박힌 컷 패스트볼을 던져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했다.

4회 무사 2, 3루에선 외야 뜬공 3개로 해적을 물리쳤고, 6회 무사 2루에서도 실점을 피했다. 4회엔 알렉스 버두고, 코디 벨린저 등 강한 어깨를 겸비한 야수들이 얕은 뜬공을 잡아 정확한 송구로 주자들이 홈에 접근조차 못 하도록 무력시위를 벌였다.

벨린저는 6회엔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해 제이크 엘모어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며 류현진을 기쁘게 했다.

피츠버그는 3∼6회에만 득점권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패배를 자초했다.

류현진은 올해 등판한 10경기 실점권에서 37타수 2안타(피안타율 0.054)라는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주자가 있을 땐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필살기를 활용해 9번이나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스스로 지웠다. 류현진의 병살 유도 횟수는 내셔널리그 투수 중 3위 권이다.

류현진은 전날까지 득점을 허용하지 않고 주자를 베이스에 묶어두는 잔루율(LOB%)에서 95.5%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97.0%)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2위를 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