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 한국당 `절반의 승리`

TK 재보선 `압승` 결과에도
후보자 출신지역별 지지 등
지역 대 지역 대결구도 심화
선거 후 당 지지율도 제자리
보수 아우를 출구전략 시급

2017-04-13     박순원기자

지난 12일 대구와 경북에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1석과 광역의원 1석, 기초의원 4석을 가져가는 압승을 거뒀다. 한국당은 “보수 우파의 민심이 한국당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했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지역 정가는 “한국당이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역 구도에 기댄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상주 vs 군위·의성·청송`의 지역구도로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국당 김재원 당선자는 상주에서 25.65%의 득표에 그쳤지만, 군위에서는 67.48%를 받았다. 또 고향인 의성에서는 67.13%를 얻었으며, 청송에서는 62.55%를 가져갔다. 반면, 2위를 기록한 무소속 성윤한 후보는 기반인 상주에서 47.17%를 얻었지만, 군위(15.91%)·의성(9.96%)·청송(17.09%)에 그쳤다. 특히 김재원 당선자의 고향인 의성에서 성 후보가 받은 득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의 11.09%보다 적었다.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9.0%에 머무른 것도 이를 방증한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25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조사한 결과(응답률 9.8%,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44.8%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국민의당이 26.5%로 2위를 기록했다. 9.0%로 3위를 기록한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

사실 대구와 경북의 지역구도 선거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다. 경북 울진군은 `울진 북부 vs 울진 남부`의 대결구도가 여전히 남아 있고, 문경시는 `문경사람`과 `점촌사람`으로 나눠져 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도 `우리 지역 사람 만들기`라는 경쟁 의식이 존재하며, 박명재 의원의 지역구인 울릉군은 `특수성`으로 인한 소외감을 피력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구 중·남구 선거구는 인구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중구에 비해 열악한 남구의 사정을 헤아려야 당선이 가능하다. 대구 달성군은 중심지인 화원읍과 현풍 등의 외곽지역이 늘 비교 대상이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의 지역 구도가 재보선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TK맹주`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의 출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경북의 23개 시·군끼리도 지역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면, 지역 발전에 큰 저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