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자 화백 15번째 개인전
경주시 현곡면에 위치한 JJ갤러리 옆에 위치한 작약밭은 몇 년 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명소가 되었다. 찾아간 날은 마침 JJ갤러리 관장이자 서양화가인 김정자 화백의 15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내 맘의 공간 여행’이다. 작가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들 속에서 초현실주의적 데페이즈망과 ‘공간접기’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다면적으로 조형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대상의 단순한 외형을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열린 의식세계 속에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는 김 화백.
30~40년간 지역에서 꾸준히 작업을 해오던 그녀는 현재의 갤러리 공간을 마련해 더욱 더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평면의 캔버스 속엔 종이접기를 하듯 공간들이 접혀있다. 김정자 화백은 면을 접어 공간확장을 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의 작업 스타일을 고수한 것은 아니다.
사실적으로 사물과 풍경을 캔버스 위에 표현하던 그녀는 자연에 면을 주면 색을 달리 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후 현재 작업에 이르게 되었다. 최근에는 핑크뮬리라는 소재로 공간접기에서 공간여행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갤러리 안에는 개인 작업실도 함께 있다. 작업실 내부에는 작가의 짙은 열정들이 가득 쌓여있다. 갤러리를 마련하게 된 계기는 뭘까 질문을 던졌다. 처음엔 작업실을 지으려다 조금 더 욕심을 내 수장고 겸 이웃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면 좋겠다 싶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갤러리가 외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자연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그리고 그런 점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벽면 가운데 놓인 창으로 산과 하늘, 지천으로 흐드러진 초목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와 영감을 주는 듯했다. 그 중 드넓고 푸른 하늘은 작품들 속에 크게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갤러리를 시작함으로써 얻게 된 것들은 자연 뿐만이 아니었다. 갤러리 이름으로 아트페어에 자유롭게 참여해 넓은 곳에서 작품을 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역 작가뿐 아니라 작품성이 좋은 작가들을 초대해 작품 전시를 열어 전시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인터뷰 중간에도 관람객들이 찾아들었다. 작업에 열중 하다가도 손님이 찾아오면 갤러리로 나가 도슨트(docent) 역할을 자청해 작품 설명을 해준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주변 이웃, 그리고 방문객들의 그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훗날 이곳이 자신이 남긴 작품의 수장고이자 문화공간으로 계속 남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끝으로 푸른 5월이 더 없이 아름다운 갤러리로의 소풍을 추천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