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품발간委 12일 공개
시인의 장남과 동리목월문학관 소장 노트 총 80권서 엄선
삶에 대한 성찰과 내면세계, 가족·신앙 등 다룬 작품 선봬

박목월 시인과 부인 유익순씨.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 제공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남도 삼백 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나그네’ 중)

경주 출신의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박목월(1915∼1978)의 미발표 육필 시가 대거 공개된다. 박목월 시인의 장남 박동규 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자택에 보관하고 있던 박 시인의 노트 62권 등에 담긴 미발표작 가운데 엄선한 166편이다.

오는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위원장 우정권 단국대 교수·이하 발간위원회)는 5일 “박동규 전 교수가 소장한 노트 62권과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소장 노트 18권 등 모두 80권에 실린 시 작품 편수는 318편에 달한다. 이들 중 한 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미발표작이 무려 290편”이라며 “이 미공개 작품들 가운데서도 완성도와 문학적 가치 등을 기준으로 166편을 엄선했다. 특히 박 시인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과 가족, 신앙 등을 소재로 한 후기 작품들도 상당수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소장 박목월 시인의 노트 18권.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 제공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소장 박목월 시인의 노트 18권.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 제공

발간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박 시인의 시 노트 62권 실체도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발굴 경위와 작품 총괄 설명, 시인의 삶과 자연, 생활 및 신앙, 동심, 가족과 사랑 등 주제별 작품 설명의 시간도 갖는다.

발간위원회는 우정권 단국대 교수를 비롯해 방민호 서울대 교수, 박덕규 단국대 명예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전소영 홍익대 초빙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박목월 시인은 1939년 등단해 1946년 ‘청록집’을 낸 후 1978년 타계할 때까지 466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한국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이었다. 그의 시 세계는 한국 현대시 역사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깊이와 풍요를 보여준다. 그는 올곧은 시 정신과 남다른 언어 감각, 그리고 예민한 서정성으로 독보적인 시 세계를 확립한 시인이다. ‘향토성과 세계성’이라는 두 가지 미학과 속성을 함께 달성하고 있는 그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시 세계는 많은 학자와 연구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깊은 해석을 낳게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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