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갤러리 포항 2024 신진작가전
김성연·김현우 20대 작가 둘
외국 풍경·상인·가족사진 등
29일까지 다양한 작품 전시

김성연作
김성연作

지역 신진사진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담은 사진연구모임 공간너머와 갤러리포항의 사진 기획전 ‘2024 신진작가전-김성연·김현우’가 갤러리 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개최되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포항 유일의 사진 전문 갤러리인 갤러리포항이 올해 선정한 신진사진작가인 김성연·김현우 작가의 전시 ‘TOURIST’·‘BREAK’로 구성했다. 중진 작가 최흥태가 전시 기획을 맡았다.

지역 사진 인재들을 발굴 지원하는 공모전인 만큼 신선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20대 초반의 김성연·김현우 두 작가는 디지털 사진이 아닌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우리들의 일상을 기록해 관람객들의 감정과 감성에 자극을 준다. 푼크툼과 스투디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제시한 사진에 대한 철학적 개념이다. 푼크툼은 사진을 감상할 때 작가의 의도나 사회적·상식적 견해보다 개인의 경험(때에 따라 무의식)을 토대로 비롯된 주관적 느낌을 의미한다.

반대로 스투디움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누구나 작가의 의도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두 작가의 전시 작품들은 다른 듯 비슷한 독립적 사유를 감상할 수 있다.

공간너머에서 지난 2021년 갤러리포항을 개관하면서 지역의 젊은 사진가들의 등용문으로서 신진작가 공모전지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선정된 첫 신진작가 공모작은 작가 개인 사정으로 아쉽게도 취소돼 올해가 첫 신진작가 전시다. 공간너머 운영위원들이 신진작가를 직접 발굴하고 멘토로서 참여해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게 했다.

△김성연‘TOURIST’전

‘누구나 삶에서 고립을 경험하고, 그때 세상과 연결을 위해 나름의 몸짓을 한다’라고 류시화 시인은 말한다. 김성연(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4년)은 필름 카메라로 프랑스, 미국, 호주 등 외국에서 촬영한 컬러 사진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김성연은 필름 사진을 ‘과거로부터 오는 엽서,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여행 내내 이번에는 어떤 사진이 나왔을까, 설레고 기대가 된다.

필름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로부터는 기념품을 사는 데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다니는 모든 곳마다 스마트폰을 들이밀지도 않는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는 데 집중하다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 시선이 닿은 곳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 나를 찍은 사진 속의 나는 항상 필름 카메라를 들고 있더라”라고 들려준다.

 

김현우作
김현우作

△김현우 ‘BREAK’전

김현우(경일대 사진학과 1년)는 파리의 밤을 찍은 브라사이의 사진에 매료됐다고 한다. “작품에 대한 의미와 사진이 갖는 의미는 사람들의 낮과 밤의 모습에서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사진가 브라사이의 사진집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밤 사진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어딘가 내려놓은 듯한 색다른 모습들은 저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한다.

김현우는 시장의 상인, 가족, 친구 등 낯익은 인물이나 자신에게 익숙한 주변 풍경 등을 사진에 담았다. 김현우의 작품은 두 개의 상이한 사진을 나란히 병치하는 ‘딥틱(diptychs)’ 형식으로 제작됐다. 왼쪽에는 낮에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은 컬러 사진을, 오른쪽에는 밤에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사람들과 표정들을 담아낸 흑백 사진을 놓는 식이다. 앵글과 곡선의 조화, 빛과 어둠의 대조, 형태 또는 패턴의 이중 배치로 두 이미지 간의 관계성을 만들어낸다. 흰 여백을 메우는 상상력은 관객의 몫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흥태 사진가는 “관람자에게 카메라는 여행자나 밤길을 걷는 산책자가 세상을 잇는 몸짓의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필름 카메라로 담은 젊은 작가들의 몸짓 어린 사진을 따스한 눈길로 보아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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