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등 우리나라 섬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인구, 소득, 수산 등에 대한 단기·중장기 통계 DB구축에 필요한 로드맵이 나왔다.
울릉도 등 섬 정책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무엇보다 정확한 섬 통계자료가 뒷받침돼야 하는 가운데 한국섬진흥원(KIDI, 원장 오동호)이 섬을 하나의 ‘공간’으로 개념화, 공간적 범주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유·무형의 항목을 계량화했다.
이는 기존에 없던 울릉도 등 전국의 섬 통계 형식과 틀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섬 통계 구축을 위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일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정책연구과제 ‘섬 통계 DB 구축방안 연구’를 통해 울릉도 등 전국의 섬 지역 통계 항목과 정책적 제언, 섬 지역 통계 DB 활용방안 등을 제안했다.
통계는 주요 정책 수립에 기초자료가 되는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섬 지역 통계는 일부 통계를 통한 추측만 뿐 섬 지역만의 통계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해 울릉도 등 섬 발전 정책 수립의 어려움이 뒤따랐다.
실제, 한국섬진흥원이 지방자치단체 섬 담당 공무원, 섬 전문가, 분야별 전문가 등 62명을 대상으로 ‘섬 통계 작성’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필요한 데이터의 존재 여부 및 소재 파악의 어려움(31.1%), 분산된 데이터 취합 시 많은 시간 소요(19.3%), 데이터 유형 및 형식의 비 표준화(18.5%) 등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섬진흥원은 신뢰성 있는 섬 지역 통계자료 구축을 위해 ‘섬 통계 DB 구축방안 연구’를 추진했다. 본 연구의 범위는 국내 울릉도 등 유인 섬으로, 섬 지역 통계 DB 구축방안 도출이 목표다.
국내 섬 지역의 법과 제도를 검토하고 섬 지역의 통계 관련 선행연구를 정리해 섬 통계 정의와 체계를 개념화한 것이 본 연구의 특징이다.
한국섬진흥원은 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해 섬 통계 분류체계와 항목을 제안했다. 국가승인통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섬 지역의 중요 통계 기틀을 잡았다.
먼저 한국섬진흥원은 단기 12개 분류체계 약 90개 항목, 중기 17개 분류체계 약 200개 항목, 장기 총 22개 분류체계 약 320개 항목으로 구성했다. 단기적으로는 섬 정보, 인구, 사회 일반, 보건, 복지, 교육·훈련, 문화·여가, 주거, 건설, 교통·물류, 환경, 에너지 등 12개 분야다.
중기로는 단기 12개 분야를 포함해 범죄·안전, 소득·소비·자산, 농림, 수산, 정보·통신 등 5개 분야가 추가됐다. 장기로는 노동, 국토이용, 경제일반·경기, 광업·제조업, 도소매·서비스 등 5개 분야가 늘어 모두 22개 분야로 분류됐다.
기존의 유인 섬 통계 작성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일원화된 작성 체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섬 지역 통계 자료작성 의무화 및 섬 지역 통계 전담 조직의 권한 부여 유인 섬 현황자료 작성 지침 제시, 현황자료 품질점검 및 메타데이터 작성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섬진흥원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거버넌스를 수립하고 정기적인 실태조사 시행 비용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섬 발전 촉진법’ 개정 등 세 가지 정책적 제언도 했다.
‘섬 발전 촉진법’에 섬 지역 통계 개념 및 정의와 통계 작성 관련 조항을 포함하고, 실태조사 의무화로 행정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했다. 또한, 섬 지역 통계 전담기관 지정을 명시함으로써 섬 통계를 지속 작성·관리할 법적 기반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본 연구에는 행정자료, 실태조사 등으로 작성된 섬지역 통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섬 통계 DB 및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 담겼다. 이러한 통계 플랫폼은 올해 계획, 내년께 시행할 예정이다.
섬 지역 통계 DB는 지자체 정부업무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섬 발전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섬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아이디어 경진대회, 공모전 등을 통한 섬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섬진흥원은 연구뿐 아니라 교류를 통해서도 국내 섬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있다. 섬 정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해 한국지역정보개발원(원장 이재영)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에는 공간정보산업진흥원(원장 전만경)과 손을 맞잡았기 때문이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섬 정보통계를 구축하는 것은 행안부, 해수부, 국토부, 환경부 등 부처별뿐만 아니라 정부 전체의 과제”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섬 발전, 연구의 중요 기초자료가 되는 섬 통계 기반이 잡혀 지역소멸을 막고 섬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