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분 없는 충고는 당 흔들기”
정 “혁신 단어 한시도 잊지 말라”
오 “李대표 소신 안 감추는 사람”
권성동 나서 “양측 자제해 달라”

공천 혁신문제를 둘러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의 신경전이 확산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당내 이준석계 인사들이 이 대표를 공개 엄호하며 정 의원을 비판하고 나서고 있어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을 겨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합니까”라며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며 정 의원의 공개 비판에 정면반박했다.

당내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을 겨냥해 정면비판하고 나서 이 대표의 엄호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충고가 아닌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라며 “명분이 부족하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하고, 당내 분란을 만들게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또 “다가올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과 쇄신으로 미리 국민의 마음을 얻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당을 혁신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혁신안을 소개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한시라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도 양측에 (논쟁을) 자제하자고 (이야기를 전달)하자는 정도로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과거 이 대표와 함께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오신환 전 의원은 ‘선배 정치인’을 강조한 정 의원 발언에 대해 “이 대표와 15년 나이 차이가 있는 나를 포함한 선배 정치인들이 이 대표의 ‘애티튜드’(태도)를 지적할 게 아니라 그의 생각과 노선, 가치를 판단하고 이에 대해 논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16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수많은 당 대표를 만났지만, 나보다 나이 어린 당 대표는 처음”이라며 “나조차도 나이 어린 당 대표가 낯설고 어색한데, 다선 중진의 60∼70대 선배 정치인에게 조카뻘, 자식뻘 당 대표가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나이와 관례 때문에 자기 생각과 소신을 참고 숨기지 않는 사람”이라며 “선배 정치인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후배 정치인과 담론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혁신을 위한 활발한 논의는 필요하며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바”라면서도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양측에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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