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과 ‘혼밥’ 열풍 더해져 인기<br/> 최근 무인 밀키트 매장도 들어서<br/>“내년 반찬·HMR 시장 5조 육박”<br/> 거리두기·물가 상승 영향도 한몫
새로운 소비 주도층인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반찬가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로 ‘돌밥(돌아서면 밥을 한다는 신조어)’에 지쳐 근처 반찬가게를 애용하는 주부들도 많이 늘어났다.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2021 통계로 본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664만3천가구로 전년 614만8천가구에 비해 8%(49만5천가구)가량 증가했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 중 차지하는 비중도 31.7%로 지난해(30.2%)보다 1.5%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전체 1인 가구의 19.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30대(16.8%), 50대(15.6%), 60대(15.6%), 40대(13.6%) 순이었다.
최근 ‘집밥’ 과 ‘혼밥’ 열풍이 더해지면서 대단위 아파트나 젊은 층, 1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밀집된 곳에는 이들을 겨냥해 생긴 수많은 반찬가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포항지역 곳곳에는 무인 밀키트 매장도 들어서고 있다.
‘밀키트’는 Meal(식사)+Kit(조립세트)의 합성어로 손질된 식재료와 레시피를 제공해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 요리 패키지를 의미한다. 밀키트 식품은 조리가 간편하고 음식의 맛도 좋아 젊은 간편식 시장이 뜰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직장인 김재훈(28·포항시 남구 상대동)씨는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하기에는 꺼려지고, 그렇다고 해서 매일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니 많이 질려서 요즘은 밀키트로 간편하게 저녁을 먹고 있다”며 “밀키트 식품은 배달 음식보다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물만 붓고 끓이면 금세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김지민(38·여·포항시 남구 효곡동)씨도 “퇴근하고 나서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를 집에 데리고 와 씻기고 나면 피곤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다”며 “아이들도 똑같은 반찬을 먹는 것보다는 매일 다른 반찬을 먹는 것을 선호해 반찬 가게에 가서 그때그때 먹고 싶은 반찬을 사오는 편이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 식품업계는 집밥의 트렌드가 지속되고, 1·2인 가구 가속화로 반찬가게 이용의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기준 2조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규모는 더 커져 오는 2022년에는 반찬을 포함한 HMR(가정간편식)의 시장 규모는 무려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찬가게의 인기가 지속되는 것은 거리두기 장기화와 함께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의 영향도 크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포항지역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8·여)씨는 “최근 물가가 계속 뛰면서 시간 등의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실제로 진미채와 멸치볶음 같은 일반적인 밑반찬 메뉴도 잘 팔리지만, 재료가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국·탕류의 반찬을 찾는 손님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