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도 비대면 시대 - 일등 힐링 여행지로

돌리네습지.
돌리네습지.

백두대간의 대야산 자락의 선유동계곡에 닦아져있는 선유동천 나들길은 신선(仙)이 노닐(遊)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란 뜻을 담고 있듯이 아름답고 계곡미가 빼어나 문경8경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계곡물이 투명하고 하얀 너럭바위와 계곡 양 옆에 펼쳐진 깊은 숲과 계류를 드리운 오랜 소나무들이 많아 한층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선유동은 웬만한 가뭄에도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항상 맑고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바닥이 암반으로 돼 있어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선유동천나들길은 제1코스와 제2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선유동계곡)에는 칠우대, 칠우폭포, 선유칠곡(완심대, 망화담, 백석탄, 와룡담, 홍류천, 월파대, 칠리계)과 선유구곡(옥하대, 영사석, 활청담, 세심대, 관란담, 탁청대, 영귀암, 난생뢰, 옥석대), 학천정 등의 명소가 있다.

제2코스(용추계곡)에서는 무당소, 용소암, 용추폭포, 월영대 등의 명소를 만나 볼 수 있다.

 

백두대간 대야산 자락 선유동계곡은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문경 8경중 하나

조령산 주흘산부터 소백산까지 광활한 풍경 한눈에 펼쳐지는 ‘단산모노레일’

맨발로 걷는 상쾌한 문경새재내 생태미로공원, 개장 1년 만에 관객 10만 명

살아있는 자연학습지 ‘돌리네습지’·가족 모두를 위한 테마파크 ‘문경에코랄라’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갯길인 하늘재는 옛길을 따라 형성된 작은 계곡과 월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온전히 자연에 집중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아달라니사금(阿達羅尼師今)’ 시대 기록에 의하면 하늘재는 서기 156년, 신라 아달라왕 3년에 북진을 위해 ‘계립령 길을 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구려와 신라의 대립이 정점을 이루면서 고구려 온달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고,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로로 중요한 거점이 되기도 했다.

하늘재는 흙길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서 천천히 걷기에 제격이다. 꽤 높은 지대이기도 하고 하늘을 거의 다 덮을 만큼 울창한 숲길이라서 여름에도 더위를 잊고 오롯이 자기를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 고갯길이다. 산행을 위한 도구도 굳이 필요하지 않다. 편한 운동화에 간단한 복장이면 그만.

◇자연에서 힐링∼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단산모노레일은 산악 모노레일로 능선을 따라 상부승강장까지 오르다보면 조령산, 주흘산부터 소백산까지 백두대간의 광활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상부승강장에 오르면 대기 온도가 5∼6도 정도 낮아 시원함을 바로 느낄 수 있다.

8인승의 아담한 모노레일이지만 푹신한 시트와 안전벨트를 갖추고 있어 최고경사인 42° 구간을 지날 때는 마치 우주왕복선을 탄 기분마저 든다. 소요시간은 상행 35분, 하행 25분이 소요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단산 정상에 도착하면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험시설인 챌린지 시설, 숲속썰매장, 캠핑러들을 위한 숲속캠핑장,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하늘 쉼터, 그네포토존, 초승달포토존, 어린왕자 포토존이 있고 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힐링올레길도 조성돼 있어 체력단련에도 으뜸이다.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생태미로공원.

◇힐링의 최고 장소 ‘문경새재·문경생태미로공원’

그 옛날, 새들도 날다가 쉬어간다는 높고 험준한 새재는 가장 아름다운 옛길로 남아 있으며 특히 1관문에서 3관문까지 7km 황톳길을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맨발로 걸을 수 있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부드러운 황톳길은 계곡과 잘 어울리고 울창한 숲은 시원한 한여름 그늘을 제공한다. 길 옆 작은 도랑의 물소리를 들으며 느릿느릿 걷다보면 일상의 피로가 한 번에 풀릴 것이다.

문경새재 내 새롭게 조성된 문경생태미로공원은 옛길박물관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개장 1년 만에 입장객 10만 명을 넘어선 인기 관광지다. 도자기 미로, 연인의 미로, 돌 미로, 생태 미로 등 4개 테마의 미로를 비롯해 유아체험 숲 놀이터, 생태연못, 전망대, 산책로 등 다양한 체험 녹지공간이 조성돼 있다.

‘암행어사 출두요!’ 프로그램은 문경새재의 과거길이라는 콘텐츠에 익살스러운 도깨비의 스토리를 더한 모바일 체험게임이다. 이 프로그램은 문경새재를 넘어 과거시험을 치르러 가던 중 암행어사가 도깨비들의 장난으로 잃어버린 짐을 찾아가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미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경새재 입구의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판매하는 미션지도와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미션지도는 3천원을 주고 구입해야한다. 미션지도는 유료이지만 한복을 입고 체험할 수 있는 한복 체험권이 동봉되고, 미션을 마치면 얻을 수 있는 농산물 상품권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그램에선 도깨비를 연기하며 미션 진행을 도와주는 연기자들을 지역 내 전래놀이팀으로 꾸려 미션 상품인 농산물 상품권과 더불어 코로나로 어려운 요즘 시민과 함께 상생하는 구조를 이뤄냈다는 점도 칭찬할만하다.

◇살아있는 자연학습의 배움터 ‘돌리네습지’

돌리네(Doline)라는 지역명은 석회암지대에 생성된 접시모양의 움푹 파인 땅을 의미하며, 산북면 굴봉산에 위치한 문경 돌리네습지는 석회암 지역이지만 특이하게도 물이 풍부하게 고여 있어 한여름에도 마르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며, 국내에선 문경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습지는 강가, 시냇가 주변이나 해안가에 형성되며, 산 정상 부근에는 빗물이 빨리 빠져나가 습지가 형성되기 어렵다. 하지만 문경 돌리네습지는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고 남은 점토질과 광물이 계속 쌓여 물이 잘 빠지지 않은 덕분에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서 습지가 만들어졌다. 벼, 사과, 오미자 등 경작도 가능한 곳이 문경 돌리네습지이다.

돌리네습지에는 습지 생태계, 초원 생태계, 육상 생태계가 공존해 731종에 이르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수달, 담비, 삵, 구렁이 등 멸종위기야생동물과 꼬리진달래, 낙지다리, 틀통발 등 희귀식물까지 서식하여 혼자 여행도 좋지만 가족단위 여행에도 추천한다. 습지를 조용히 거닐며 해설사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돌리네 습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최근 전동차 운행이 시작되었는데, 전동차를 타고 둘레길을 따라가다보면 숲 속에 온전히 나 홀로 있는듯한 기분이 들며, 힐링이 배가 된다.

◇가족 모두 즐거운 테마파크 ‘문경에코랄라’

문경에코랄라는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이 에코타운과 야외체험시설 등의 새로운 시설 및 다양한 콘텐츠로 만나 테마파크로 새롭게 태어났다.

백두대간 생태자원이라는 핵심 콘텐츠와 친환경 녹색문화의 중심 문경에서 영상·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생태·녹색에너지·환경 테마의 휴양문화공간으로 조성돼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이다.

에코스튜디오는 자연생태 테마파크인 에코팜과 체험형 영상미디어 스튜디오인 미디어센터로 구성된다.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동화마을을 테마로 한 놀이시설이며, 에코랄라의 핵심 시설인 에코타운에는 360° 원형 스크린과 특수조명, 천정오브제 등을 사용한 영상쇼가 펼쳐지며, 백두대간의 절경과 생명력 넘치는 숲 등을 표현한 다양한 미디어아트 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영상제작, 촬영, 편집의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촬영스튜디오와 친환경 농법에 대해 알아보는 에코팜, 어린이 놀이공간인 키즈플레이 등도 조성돼 있다.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에코랄라에 거인이 살고 있다는 창작동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놀이시설을 조성해둔 야외체험시설이다. 거인광장, 숲마을 동물친구들, 종이배 연못, 거인의 숲 등 귀엽고 다채로운 조형물이 조성돼 있다.

석탄박물관 옆에는 탄광촌이 있어 당시 광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탄광촌에 개관한 은성사진관에서는 70~80년대 교복 등 의상을 대여해 입어볼 수 있고, 셀프사진촬영과 즉석인화도 가능하다.

은성갱도 실감체험관은 석탄을 캐던 실제 갱도 공간에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 첨단 기술과 창작 뮤지컬이 합쳐져 탄생한 곳으로, 마치 광부들과 함께 탄광 속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껴볼 수 있다.

 

선유동 계곡.
선유동 계곡.

◇이색 여행지 ‘잉카마야박물관’

푸르른 산세가 아름다운 문경의 길을 따라 걷다보니 조용한 시골마을에 발길이 멈춘다.

이곳은 전 볼리비아 대사 부부가 중남미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개관한 잉카마야박물관으로 박물관 입구에는 고대 잉카제국의 옛길을 뜻하는 ‘Camino Real’이라고 글씨가 써져 있는데 이 길은 잉카문명의 후예인 인디언이 만든 그 길은 남미 안데스 산맥을 따라 잉카제국의 수도 페루를 거쳐 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를 잇는 5천㎞에 달하는 도로망이며, 문경 역시 옛날 한양으로 가는 중요한 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물관 곳곳에는 외교관 생활동안 모은 유물들이 전시돼 있어 잉카마야 문명에 관심있거나 새롭게 알고 싶은 분들 방문해보길 권한다.

박물관 밖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캠핑장도 운영되고 있다.

◇역사 탐방 ‘운강 이강년 기념관·박열 의사 기념관’

운강기념관은 대한제국시대 구국의 일념으로 의병을 일으켜 빛나는 승리를 거둔 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곳이다.

2002년 4월에 개관한 기념관은 선생의 숭고한 위업을 재조명하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념관은 유물전시관, 사당, 관리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물전시관에서는 선생의 의병활동 연보, 교지, 간찰, 만사 및 관련 유품이 전시돼 있고, 사당에는 영정이 모셔져 있다.

애국애족의 국민정신을 고취하는 운강기념관은 고난의 시대에 민족을 떠 받쳐 온 역사의 저력을 담아내고 있다

1922년 2월 박열은 ‘일제’라는 권력에 대해 강한 저항 정신을 담은 한편의 시를 청년잡지에 기고했고, 이를 읽은 가네코 후미코는 깊이 동감하며 함께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한국의 유학생 및 일본인 사상가들과 함께 흑로회·불령사 등의 사상단체를 조직하는 한편, 제국주의의 부당성과 ‘천황제’의 악랄함에 대해 사상잡지 ‘후테이센징[太い鮮人]’·「現社會」등을 발간, 통렬하게 비판하고 그 과정에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왕 부자와 지배계급을 폭살시킬 계획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었다.

‘대역사건’으로 일제의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었으며, 적진 한복판이라 할 수 있는 일본 동경에서 온몸으로 일본제국주의와 ‘천황제’에 맞서 싸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청년과 일본인 여성이 함께 활동을 이어 나갔다는 점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박열의 동반자 가네코 후미코는 왜 조선인의 편에 섰을까? 박열의사 기념관에 와서 이야기를 만나보면 인생관을 새롭게 접해볼 수 있다.

/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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