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준공 예정인 포항시 식물백신기업 지원시설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철강도시를 넘어서 다양한 연구 인프라와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면서 바이오헬스·배터리·수소연료전지 등 ‘3대 핵심 신산업의 최적지’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포항의 철강산업은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어 왔지만, 철강 일변도 산업 구조는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포항시는 위기의 시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고, 그 결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 포스텍과 3·4세 방사광가속기를 뿌리삼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나노융합기술연구원 등 세계 최고 수준 R&D 기관과 포스텍·한동대 등 수준 높은 교육 환경에서 배출된 우수한 인재 등 풍부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첨단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고 있다.

 

철강 일변도 산업서 다변화 모색
방사광 가속기 등 첨단 장비와
연구협업체계·인력 등 바탕으로
바이오산업 인프라 조성 박차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선정으로
배터리 소재 무역불균형 해소와
환경오염 예방·탄소 중립 등 기대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목표
지역 기반 산·학·연 네트워크와
테스트베드·인증센터 등 구축

 

□포항의 신산업 동력 미래 먹거리 바이오산업

포항의 3대 신산업 동력 중에서 바이오헬스와 관련한 인프라 구축 등 성과가 먼저 눈에 띈다.

포항시는 바이오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 지원하기 위해 ‘2020년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산업 성장을 위한 제도를 마련했고, 바이오산업 인프라 조성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공동연구 등을 통한 바이오 벤처 보육 및 핵심 연구시설인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가 지난해 준공됐다. 이어 올해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또다른 핵심 시설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를 4월 준공했다. 또한, 식물백신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과 식물백신 개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하기 위한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포항은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 등 첨단 연구 장비를 갖추고 있고,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연구기관인 인공지능연구원, 첨단 소재 분야 협업기관인 나노융합기술원 등 다양한 연구기관과의 협업체계도 갖추고 있어 ‘AI·구조기반 신약개발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의 기술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포항은 포스텍·한동대 등에 1천여명의 생명과학분야 교수·학생과 연구 인력이 있어 인적자원이 풍부하며 강소연구개발특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의 창업 특구와 포스코·포스텍 벤처 펀드를 바탕으로 현재 40여개의 유망 바이오벤처가 소재하는 등 바이오 산업 관련 인프라가 풍부하다.

포항시는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을 준비 중이다. K-바이오 랩허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 중인 국비 규모 2천5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지난 2012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비영리 창업지원 기관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해 실험시설·사무공간·네트워킹 등을 제공해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전국 12개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했고, 7월 최적의 후보지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사업공고가 발표된 이후, K-바이오 랩허브 지역 유치 세부계획을 수립할 실무추진단 TF팀을 즉각 구성했고, 최종 사업계획서를 지난 6월 14일 제출했다. 특히, 경북도와 대구시는 이번 사업 공동 대응을 위해 경북의 과학·연구·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대구가 협력해 타 지역과의 유치전에 공동 대응하기로 힘을 모아 유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포항시는 이번 공모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해 최종 선정을 위해 노력 중이며, 이를 통해 포항이 명실상부한 ‘환동해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도시’로 도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기관·단체장과 관계자들이 유치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난 8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기관·단체장과 관계자들이 유치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산업구조 다변화, 배터리에서 답을 찾다

포항시가 철강중심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확보를 위해 꾸준한 노력의 일환으로 2019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됐다.

규제자유특구란 지역을 단위로 지역과 기업이 직면한 신사업 관련한 덩어리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해 주는 제도다. 포항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종합관리 실증’,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실증’, ‘재사용 불가 배터리 재활용 실증’ 등 3개 사업에 대한 규제특례를 지정받았다.

포항시는 특구를 중심으로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산업이 향후 활성화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현재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에 대한 무역불균형 해소(약 30% 수입대체 효과)와 더불어 매립·소각을 하지 않아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으로 인한 환경오염 예방과 탄소 중립을 통해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배터리 규제자유 특구 지정 이후 에코프로(양극재), 포스코케미칼(음극재) 두 앵커 기업을 필두로 투자유치 약 1조5천억원 고용 3천300명을 창출했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 성과평가’에서 전국 유일 2년 연속 최고등급인 우수특구로 선정됐다.

또한, 후속사업으로 최근 환경부의 국가 전략 그린 뉴딜사업인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사업비 457억원 전액 국비)도 유치에 성공했다.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종합 관리센터’가 올해 안으로 건립되고, 예타사업으로 추진 중인 가속기 기반 ‘차세대 배터리파크 조성사업’까지 완성된다면 명실공히 ‘배터리산업 메카도시’로서의 위상을 갖게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 수소경제 활성화 이끈다

포항시는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를 다지고 있다. 2011년부터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통해 연료전지 시험평가장비 54종(142억원) 구축을 완료했다.

또한 포스텍, 한동대, RIST,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 포항가속기연구소, 포스코, 한국퓨얼셀, 포항테크노파크 등 지역에 기반을 둔 연료전지 분야 산·학·연 연계 협력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운영 중인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는 1∼5㎾급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시스템의 장기 신뢰성 평가 및 실증, 환경실험설비를 활용한 제품 성능평가체계 등을 구축하고, 한국인정기구(KOLAS) 인정 획득을 앞두고 있다.

센터는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 오는 2023년까지 연료전지 대용량 장비를 구축해 KS인증시험기관 지정과 국내 유일 대용량 수소연료전지 전분야 검인증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 정부의 ‘수소산업 클러스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은 ‘세계 톱3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를 목표로 △산·학·연·관 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연료전지 산업 공급망(Supply Chain) 구축을 통한 혁신산업 육성 △클러스터 내 기업 유치를 통한 신규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1천863억원을 투입해 포항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일원에 ‘기업 집적화 단지’, ‘부품·소재 성능평가 센터’, ‘국산화 실증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을 신약개발 중심지로 육성”
이강덕 포항시장 인터뷰

-철강도시 포항이 바이오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포항은 그동안 포스코를 주축으로 하는 철강 산업의 대표도시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철강 수요 둔화와 설비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침체를 겪었으며, 철강산업의 위기는 곧바로 지역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이에 포항시에서는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추진과 더불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배터리,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감염병 위험 증가 등으로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이며, 최근 5년간 17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등 고용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정부에서도 바이오산업을 ‘BIG3 산업’중 하나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철강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의 다각화를 모색해왔고, 포스텍·한동대의 우수한 바이오 연구인력과 구조기반 신약개발에 필수인 제3·4세대 방사광가속기 및 고해상도 극저온현미경 등의 첨단장비를 바탕으로 바이오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K-바이오 랩허브 사업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포항 유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후보지 공모 중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국비 2천500억원 규모로 현재 12개 광역지자체에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포항은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 등을 활용한 구조기반 신약개발에 최적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텍, 한동대를 중심으로 우수한 바이오 인력이 1천여명 가량 상주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자유구역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한미사이언스와 같은 대형제약회사와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바이오 벤처 창업에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포항시는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해 관련 기관과 T/F팀을 구성해 공모사업에 대응 중이며, 지역 내 기관·단체들과의 네트워크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정부 건의활동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10일 경북도·대구시 간 상생·협력을 통해 포항을 중심으로 유치 활동을 하기로 합의를 함에 따라 유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포항시가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성공한다면 지역에 어떤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총 3천350억원(국비 2천500억원, 지방비 850억원)이상의 대규모 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 선정되는 지자체는 바이오 벤처들의 창업 활성화와 집적화로 국가 주력사업인 ‘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등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투자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바이오 랩허브의 원조격인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126개의 기업지원, 약 6조7천억 원의 투자유치, 2천395개의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됐다.

-앞으로 포항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준비 또는 추진 중인 사업이 있는가.

△지역의 강점인 제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고해상도 극저온전자현미경 등을 활용한 구조기반 신약개발 사업 지원과 마이크로바이옴 핵심연구지원센터 구축사업 등을 통해 포항을 신약개발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바이오 규제자유특구 지정, 식물기반 백신 생산 인프라 마련을 통해 식물기반 의약품 개발과 기업 유치로 그린바이오 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하겠다. 또한 바이오프린팅 활용 인공장기 모델 개발, 제3세대 치료제로 불리는 디지털 치료기기 등 바이오 신산업 분야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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