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 평균임금 294만원 선
전국 평균보다 50만원이나 적고
17개 시·도 중 16위 머물러 최악
1분기 순유출 인구 전국서 최다
저임금 구조 개선할 논의 시작을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 대구시 등은 청년유출을 막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대구의 인구 순유출은 7천518명으로, 전년 1분기(-3천763명)에 비해 99.8%나 급증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06년 1분기(-9천829명)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이며, 비수도권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폭을 보였다.

순유출 인구 중 서울(2천10명)과 경기도(2천35명)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인구는 절반이 넘는 4천45명이다. 이 가운데 20대 수도권 순유출 인구는 2천507명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는 임금격차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8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에 따르면 대구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281만원으로, 울산(360만원)과 세종(357만원), 서울(345만원), 경기(308만원) 대비 최고 80만원에서 최저 27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대구 평균임금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서 13위에 머물고 있다. 구·군별로 보면 달성군 269만원, 동구 260만원, 북구 258만원, 서구는 209만원으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수성구(376만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월급여가 200만원에서 250만원을 받고 있는 사람이 태반인 것이다.

2020년 행정구역별 월 평균임금 자료에 따르면 대구 월 평균임금은 294만원으로 다소 인상된듯 보이지만 전국 17개 시·도 중 16번째이어서 오히려 더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국 평균(344만원)에 비해 50만원이 적고 가장 많은 곳은 서울(374만원), 경기(346만원)는 물론 경북(331만원), 전남(325만원), 전북(302만원), 광주(298만원)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근거로 현장을 취재해본 결과, 비슷한 규모의 수도권 기업에 비해 지역의 기업의 임금은 월 5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상위에 속하는 A기업은 평균 임금(초봉 기준)이 같은 업종의 재개 순위가 비슷한 경기도 B기업 보다 연 평균 600만 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 건설사의 경우 건설업계 시공 순위가 50위권 내외지만 연봉 순위는 건설업계에서 100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대구 일반제조업 1차 벤더급의 연봉의 경우 경기도 화성이나 동탄에 비교해 10%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초봉도 수도권에 비해 낮은데다가 근속 연수가 높아질수록 연봉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대구시는 2018년부터 청년일자리 예스매칭 사업 청년사업장-청년잇기, 청년 귀환 경력직과 대구 청년응원기업 상생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대구상공회의소와 대구경영자총연합회 등 관련 기관과 지역청년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한 청년·기업 상생 사회협약을 체결하는 등 청년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일자리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인 임금문제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에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며, 임금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는 지역 기업들의 저 임금 기조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대구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수도권 기업에 일자리를 찾은 이모(27)씨는 “대구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었으나 재계 순위가 비슷한 수준의 수도권 기업과 대구지역 기업의 임금격차가 크고, 게다가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연봉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비슷한 규모의 기업간 임금 격차가 이렇게 크면 청년들은 대구를 떠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28)씨는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요즘 젊은이들은 급여보다는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을 더 치중하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하는데, 이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사회초년생들인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에서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이 대구를 떠나는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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