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외부활동 준데다 원격수업 더해져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비율 전년 대비 5.6% 증가
학생 87.7% 스마트폰 보유, 하루 2시간 이상 이용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는 유튜브·게임 순 집계
정부, 이달 16일까지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에 ‘맞춤형 치유서비스’ 지원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11)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밥을 먹을 때도, 원격수업을 들을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A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스마트폰 의존 정도가 심각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는 “원격수업에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줬더니, 수업은 뒷전이고 오히려 아이가 종일 유튜브 동영상과 게임에만 빠져 있는 것 같다”며 “매일같이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딸과 다투고 있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준 학생들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위험군의 비율은 23.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0.0%)보다 3.3% 증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청소년(만 10∼19세)의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3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아동은(만 3∼9세) 27.3%(4.4% 증가)를 기록했고, 성인(만 20세∼59세)은 22.2%(3.4% 증가), 60대는 16.8%(1.9% 증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령별로는 중학생(고위험 3.9%, 잠재적 위험 30.8%로)이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순이었다.

초등학생들은 하루 중 평균 2시간 이상을 스마트폰 사용으로 보냈다. 한국청소년대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청소년 미디어 이용 실태 및 대상별 정책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응답 학생의 87.7%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10명 중 6명(59.7%)은 하루 2시간 이상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는 유튜브(34.7%)와 게임(30.2%)이었다.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오는 4월 16일까지 전국 학령전환기 청소년(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130만여명을 대상으로 ‘2021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실시한다. 진단조사 결과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는 청소년에게는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맞춤형 치유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특성에 따라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실시하고, 추가심리검사를 통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판단되면 병원치료도 연계 지원할 예정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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