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비해 낮은 연봉
고된 일자리·높은 집값 토로
코로나19 사태로 상황 가중
올 3~4월만 2천700여 명 떠나

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사태, 본질은 청년 일자리 부족이다’ 기자회견에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지역 청년들의 외부 유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고 지역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 같은 문제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대구를 떠난 인구는 1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0대 청년층이 이탈 인구의 절반 이상인 52%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수도권에 비해 낮은 연봉과 고된 일자리, 높은 거주지 가격으로 인한 삶의 문제가 청년들의 고민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은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3∼4월 2개월 동안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유출된 인구는 2천73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대구 지역의 인구는 735명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지역 경제가 문제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고용상황의 악화는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4월 기준 지역별 피보험자 추이를 살펴보면 대구지역이 -0.6%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의 4.4%는 물론 전국 평균인 1.2%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김창수(25·수성구) 씨는 “대구에 계속 살고 싶지만 내 노력과 능력만으로 취업해 월급을 받으며 살기에는 이 지역에서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채 사기 힘들 것 같다”며 “대구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젊은이들의 소비 패턴도 바뀌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대구에서 돈을 벌어서 먹고 살 수 있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를 찾아보았고, 지역의 나름 이름있는 기업이어서 주위에 물어보면 근무환경이 엄청 열악하고, 임금도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모두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의 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6) 씨는 “대구의 기업을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를 한 후 다른 직장을 찾아봐도,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다.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을 찾게 된다”면서 “기술을 배워서 대구에 살려고 했지만, 대구에서는 기술자를 쓰는 곳도 엄청 한정적이다. 이런 상황에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수도권에 직장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중곤 대구시 일자리투자국장은 “청년층 유출 문제는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들이 안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대구시는 섬유, 자동차 등 중심산업에다가 로봇, 물 등 신성장동력산업을 추진하며 지역에도 서서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면서 “향후 2년 간 산업구조개편과 함께 국내 로봇 1위 기업인 현대로보택스와 롯데케미컬 등 앵커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청년층이 찾아오는 대구로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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