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흐름 분석 결과
초기 감염재생산지수 0.5555서
‘31번 확진자’ 이후 3.5로 치솟아
마스크 쓰기 실천 등 전파율 낮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규모로 확산했던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대구·경북에서 환자 1명이 3명을 감염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와 최선화 연구원은 통계개발원 계간지인 KOSTAT 통계플러스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담았다.

기 교수 등은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산 흐름을 분석했다.

지난 1월 20일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30일 동안 약 30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 기간 감염재생산지수는 0.5555였다. 감염재생산지수란 환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확진자 1명이 0.5명을 추가로 감염시켰다는 의미다.

이러한 흐름은 ‘31번 확진자’로 시작된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이후 급격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대구·경북지역 감염재생산지수는 3.4764로 치솟았다. 코로나19 환자 1명이 평균 3.5명 가까이 새로 감염시켰다는 뜻이다.

지난 2월초 중국 후베이성의 감염재생산지수인 4.2655보다는 낮지만 확산 초기 0.5555의 7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기 교수 등은 이후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코로나19 검사, 국민의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효과로 인해 전파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월 이후 감염재생산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모란 교수, 최선화 연구원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작아져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으려면 전파율을 72% 이상 줄이거나 전파 기간을 28시간 이하로 감소시켜야 한다”며 “전파율 감소는 유행 기간·크기,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국내 감염재생산지수는 실제 감염 확산 정도보다 낮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모형 설계를 위해 여러 변수를 단순화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잠복기 감염과 무증상 감염, 해외 감염자 입국 등을 고려하지 않았고, 환자가 격리되면 감염 전파가 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기모란 교수, 최선화 연구원은 “감염 취약 그룹이 모여있는 집단 시설의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해 국지적인 집단 유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유입 감염을 막기 위한 입국자 대상 검역 관리에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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