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공항 사전투표 내일 앞두고 막판 유치전 과열 양상
군위 쪽 “소보 가면 반쪽공항”… 의성 쪽 “100년 만의 기회”
李 “어디 가더라도 두 곳에 도움”… 후유증 극복대책 시급

“우보는 군위공항이고 소보로 가면 반쪽공항” “의성엔 100년만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

대구·경북의 숙원인 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 투표를 앞두고 군위군과 의성군의 치열한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다. 통합신공항 이전지는 16일부터 이틀간의 사전투표에 이어 21일 주민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4일에도 “공항이 어디로 가든 두 지역에 도움이 되지 손해를 볼 일은 없다.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했지만 현장의 열기는 이런 말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두 지역은 고소고발전도 이어가면서 확전양상을 보여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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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14일 두 지역 시가지를 들어서자마자 느낀 열기는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주민들이 단체를 꾸려 내건 가로펼침막과 안내문으로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투표율 및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안내문이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 ‘○○추진위원회’의 이름을 단 홍보 차량은 아침 일찍부터 노래와 함께 투표 참가 및 찬성을 독려하는 방송과 음악을 내보내며 지역을 빠짐없이 돌고 있었다.

통행인구가 많은 의성로타리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홍보에 분주했다. 군청 인근에서 인쇄·기획사를 운영하는 손학익(52)씨는 “통합신공항 유치는 우리 고향이 없어지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주민들이 강한 단합력을 보이고 있다”며 “읍·면 단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행정관청의 개입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의성군의 경우 약 150개 단체가 조직돼 조를 짜서 밤·낮으로 홍보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림 통합신공항(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유치위원장은 “통합신공항을 유치하면 군위군과 협력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양 지자체가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다. 완공이 되고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거리 역시 늘어날 것”이라며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군위군의 열기도 이에 못지 않았지만 우보면과 소보면 찬반에 대한 의견이 나뉘어져 있었다. ‘우보 찬성, 소보 반대’가 적힌 홍보물이 거리마다 가득차 있었다.

류병찬 소보공항유치위원장은 “소보·비안 후보지는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해발 140m의 낮고 안전한 입지지만, 우보의 경우 해발 235m로 높은 편이다. 소보·비안 후보지이야말로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 확정성 면에서도 최적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소보·비안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소보 연결, 공항이용객의 군위 통과 등으로 군위군 전반의 경제적 낙수효과가 크고 인근 구미 경제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대구경북 21개 시·군에서 1시간 이내로 도착 가능하고, 공항 고속철도의 연결로 충청, 강원, 전라 등 전국의 항공 및 물류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항배후도시에 충분한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하고, 소음 흡수 가능, 공항배후도시와의 연계 발전 용이, 유럽·미주노선을 소화할 수 있는 활주로 3.7㎞ 이상 확장 가능 등 무수한 장점이 많다. 산악지대인 우보 후보지는 활주로와 공항신도시 확장이 불가능하고, 군위군 전체의 균형 발전 면에서도 소보·비안 후보지가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화섭 군위군 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안개피해일수가 연간 우보는 5일 정도이고 큰 강이 지나가는 소보·비안은 59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성군쪽에 확인하자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돌아왔다. 양쪽 모두 근거는 대지 않았다. 김씨는 “민항은 대구경북의 관문공항이고 상생공항이 돼야 하는데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대구시민 70%가 접근성을 강조했다. 우보는 대구서 27㎞, 소보는 46㎞이다”고 입지를 내세웠다. 대구쪽의 응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군위에서는 우보 찬성률을 80%까지 올리는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여론조사 결과 우보 75%, 소보 15%로 7~8배나 우보가 높게 나온다. 의성에서 80% 찬성률이 나오더라도 군위 군수가 도장을 찍어야 최종 유치후보지로 신청이 되는 것인데 군위군수가 군위군민과 함께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위에서 건설업을 하는 김기출(54)씨는 “소보에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은 반쪽짜리 공항이다. 7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의성군과 나뉘게 돼 양쪽 다 발전하지 못하고 지역사회 갈등만 야기할 것이다. 대구에서 접근성이 좋은 우보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성·군위/김현묵·김재욱기자

    김현묵·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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