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척추수술 메카로 만들어 ‘의료한류’ 이끌 선두주자 될 것”
“포항, 척추수술 메카로 만들어 ‘의료한류’ 이끌 선두주자 될 것”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0.01.14 19:53
  • 게재일 2020.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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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건(왼쪽 세 번째) 포항우리병원장이 척추수술 훈련과정에 참여한 국내·외 척추전문의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포항우리병원 제공
최건(왼쪽 세 번째) 포항우리병원장이 척추수술 훈련과정에 참여한 국내·외 척추전문의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포항우리병원 제공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철학과 패러다임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척추내시경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으며 변화와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분야다. 최소 침습 방식의 척추 수술이 과거 절개 중심의 치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포항우리병원(병원장 최건)이 16일부터 18일까지 내·외국인 의사들을 상대로 ‘제10회 척추수술 훈련과정(The 10th Didactic Course)’을 개최한다.

이론 교육부터 환자사례 연구, 수술실 참관, 해부용 시신을 이용한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일본과 대만, 파키스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현지 척추 전문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부터 훈련과정을 이끌며 ‘척추수술계 권위자’로 불리는 최건(60) 병원장을 만났다.

 

척추내시경 수술, 절개 부위 작고
뼈·근육 손상 적어 일상 복귀 빨라
외국인 환자들 만족도 특히 높아
미세침습 시술 등 선진 척추치료법
일본·중국 등서 기술 전수받으러 와
최소 6개월서 1년간 연수과정 밟아

“포항, ‘메디컬 스트리트’ 지정한다면 의료관광도시로 발전할 가능성 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외국인 환자들은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고 평균 5일 이내 회복해 퇴원한다.  /포항우리병원 제공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외국인 환자들은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고 평균 5일 이내 회복해 퇴원한다. /포항우리병원 제공



-척추수술 훈련과정에 해마다 세계 각국의 척추 전문의들이 방문한다고 들었다.

△단기간에 최소 침습 방식의 척추치료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내시경을 이용한 선진 척추치료 기술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어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다. 2017년에만 9개국에서 의사 32명이 방문했고, 2018년에는 10개국에서 35명, 2019년에도 10개국에서 32명이 왔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행사를 생중계하는데 이를 계기로 다양한 국가에서 외국인 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수술법을 배우고자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연수를 받으러 온다.



-수도권도 아닌 지방에 자리 잡은 병원인데 오히려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2017년에는 일본, 2018년 2월에는 중국, 같은 해 12월에는 쿠웨이트에서 온 척추전문의들이 각각 1년간 연수를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콜롬비아에서 의료진이 찾아와 현재 교육과정을 밟고 있다. 치료법을 배우려고 자비를 들여 먼 한국까지 찾아오는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해마다 평균 외국인 의사 3명 정도가 우리 병원에서 생활하며 수술법을 배운다.



-교육은 경험과 실력이 풍부해야 가능한 일이다.

△미세침습 시술은 절개 부위가 매우 작아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요하는 시술이다. 그동안 시행한 척추수술 8천건 중 3천건 이상을 내시경으로 치료했다. SCI급 국제학술저널에 논문 10여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내시경 척추시술 교과서인 ‘척추학’은 4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세계 의료인들에게 최소 침습 및 척추내시경 수술을 알리며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를 전수하는 보람이 크다.

-최근에는 미얀마 유명 영화감독을 치료해 화제를 모았는데.

△미얀마의 마웅마웅(Zin Yaw Maung Maung) 감독은 수년간 극심한 허리 통증을 겪었다. 제2요추뼈부터 제5요추뼈까지 이어진 다발성 디스크 탈출증으로 당시 미얀마에서는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척추전문의를 수소문하던 중 지인 소개로 지난 2017년 우리 병원에 왔다. 여러 디스크 탈출 부위를 동시에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밀한 시술 계획을 세워야 했다. 요즘은 환자가 자기 질병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의사는 환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도와야 하는 시대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 내시경 수술을 시행했고, 시술 4일 만에 마웅마웅 감독은 퇴원했다.



-그동안에는 비교적 저렴한 의료비 때문에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 왔다면 지금은 뛰어난 의술을 보고 찾아오는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료 수준에 비해 낮은 진료비가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였다. 이제는 의료 선진국이라는 미국, 유럽 등에서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심지어 선진국 의사들도 학술논문 검색이나 동료 의사의 추천을 받아 한국 의사를 찾아오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환자 유형이 달라졌다.



-그들은 왜 척추내시경 수술에 주목하는가.

△우리 몸의 척추는 매우 까다롭고 민감한 기관이다. 그만큼 진단과 치료에 전문 기술과 고급 인력이 요구된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 과정에서는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원인이 되는 요인만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환자들은 무엇보다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를 원한다. 남들처럼 편히 걷고 움직이며 고통 없이 생활하길 바라는데 내시경 수술로 고통의 원인만 제거하고 정상 조직은 최대한 남겨둬야 가능한 일이다.



-간단히 수술법을 소개한다면.

△대표적으로 미절개 디스크 미세치료가 있는데 정상 디스크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 일부분을 마취한 뒤 얇고 가느다란 바늘을 손상 부위에 넣어 약물이나 레이저, 고주파열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한다. 최소 침습 무수혈 척추수술 기술도 특화된 의료기술 중의 하나다. 피부를 6㎜ 정도 절개한 다음 작은 현미경이나 내시경 장치를 넣어 손상 부위만 수술한다. 고도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데 해외에서 더 관심을 갖고 수술법을 배우려 한다. 외국인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 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통계상으로 지난 2009년 국내에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된 이후 누적 환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진료비는 4조5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의료비뿐만 아니라 항공료, 숙박비, 관광 등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우리 병원만 해도 월평균 국내·외 환자 2천여명을 진료하는데 외국인 환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만 해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터키 등에서 환자들이 찾아와 진료를 받거나 입원 치료를 받았다. 워낙 외국인 환자가 많다 보니 영어 코디네이터를 두고, 공항에서부터 픽업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외국인 입원 환자에게는 국적이나 취향 등을 고려해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갈수록 인구 고령화 속도는 빨라지고 저가 항공사 확산, 소득 수준 향상 등을 이유로 세계 의료관광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걸맞은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만의 뚜렷한 특징이 있다면.

△절대 혼자 병원을 찾지 않는다. 멀리 한국까지 오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이 아닌 대부분 수술이 필요한 입원 환자들로, 보통 보호자를 동반해 내한한다. 최소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함께 오는데 이들은 평균 15일 정도 머무르는 편이다. 최소 침습이나 내시경 척추수술은 보통 5일 정도면 거의 정상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 가능하다.

치료가 끝나갈 무렵이면 환자와 보호자들은 한국을 떠나기 전 관광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점에 착안해 지역 사회단체나 숙박업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환자들이 퇴원 후 포항과 주변 지역을 둘러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주로 포항 해안도로를 추천하는데 외국인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 경주 신라문화원과 연계해 한국 문화유산을 소개하기도 한다. 몸이 아파서 왔는데 마음까지 고쳐 간다고들 한다(웃음).

 

-의료관광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

△포항은 이미 의료관광 경쟁력을 다질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지만,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아쉽다. 우리병원이 있는 포스코대로만 해도 그렇다. 전문성을 갖춘 병원들이 나란히 있는데 이곳을 의료특구인 ‘메디컬 스트리트(medical street)’로 지정한다면 외국인 환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포항시민들에게는 더욱 질 높은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척추내시경 수술의 발전을 위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척추내시경 수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치료법을 널리 알려 ‘의료 한류’가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과거 국내 의료진이 선진국으로 가 척추 치료술을 배워오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 의료기관과 교류하며 치료법을 전수할 만큼 성장했다. 실제로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각국에서 찾아온 척추 분야 전문의들이 우리 병원에서 척추의료 기술을 배워 자국에서 활발한 의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료 한류에 앞서 향후 5년 내에는 포항을 세계적인 척추수술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척추 전문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구심점이 되고자 한다. 척추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연구 개발에 힘쓰며, 첨단 의료장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 임상과 학술 연구, 기술 전파를 통해 척추수술법의 발전과 혁신에 매진하며 척추 치료만큼은 의학 기술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선구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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