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회사 기차 모두 서는 곳
신경주·동대구역 등 12곳 불과
새해연휴 예매 접수일자 다르고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 ‘혼선’
통합 시스템 운영 등 개선 절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20여 일 앞둔 7일 오전 설 열차표 예매가 시작됐다. 포항역 대기실에서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환승이 되지 않는데다 노선 시간표도 알 수가 없어 깜깜이 예매를 하는 것같습니다.”

설연휴 예매를 하기 위해 현장발권을 기다리던 A씨(70)는 복잡하고 불편한 예매시스템에 대해 불평했다.

A씨는 KTX와 SRT가 모두 서는 정차역을 통해 고향을 방문하려고 하지만, 제3의 역인 본인의 출발역에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한참을 고민했다. 코레일톡 등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서는 인접역 표출과 SRT-KTX 연계 표출 표시기능을 통해 두 개 회사 열차를 사용할 시간대를 검색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막상 안내원이 시키는대로 해보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디지털시대에 익숙한 젊은층에게나 가능한 일이지 70대의 A씨와 같은 노년층에게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에 가깝다.

KTX와 SRT 두개 회사의 기차가 모두 정차하고 있는 역은 종착역을 빼면 천안아산역, 오송역, 대전역, 김천(구미)역, 동대구역, 신경주역, 울산역,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송정역, 나주역 등 12곳이다.

두 개 회사가 새해 연휴 철도 예매와 관련해 접수일자도 달리하고 있고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귀성열차 예매 절차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KTX(한국철도공사)는 7, 8일 이틀간 설 연휴기간(23∼27일) 열차 승차권 예매를 한다. 7일에는 경부·경전·동해·대구·충북·경북선이 실시됐다. 8일에는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태백·영동·경춘선 승차권에 대한 예매가 이뤄진다. 온라인(승차권 80% 배정)은 오전 7시부터, 역과 대리점(20% 배정)은 오전 8시부터 예매가 시작된다.

반면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은 9일 경부선, 10일 호남선 예매를 실시한다. 인터넷과 지정한 역(SRT 정차역과 서울·용산·영등포·수원역)에서 가능하며 예매시간은 KTX와 동일하다.

현재 KTX의 경우, 고속철과 일반열차간 환승만 제공되고 있고 고속철과 고속철의 환승은 물론 KTX와 SRT간 환승이 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두 회사 통합 및 운영 시스템 통합 등의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KTX가 SRT를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SR의 지분을 41% 가량 보유하고 있어 자회사 성격이 강한 만큼, 두 회사가 단일 회사로 합쳐지면 환승 시스템 구비도 용이하다는 것이 철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주승용(여수을·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의 자회사나 다름없는 에스알과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총과 전국철도노조도 △통합시 요금 10%인하 효과 △운행횟수 증가 △SRT와 KTX, 새마을, 무궁화 간 환승할인 △축소된 지방노선 정상화 △두 고속철도 어플리케이션 통합으로 예약 간소화 등 요금은 낮추고 국민혜택은 늘어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9년 글로벌리서치의 대국민여론조사 결과에서도 KTX와 SRT 고속철도 통합운영에 대해 참여국민의 64.5%가 찬성하는 걸로 나타났다.

KTX·SRT 관계자는 “두 개 회사간 환승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통합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황영우기자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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