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개봉 앞둔 ‘시동’ 출연
“의욕만 충만한 반항아 연기”

정해인 /뉴 제공

“멜로 연기 탈피요? 굳이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어요.”

배우 정해인(31)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와 ‘봄밤’(2019) 그리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2019)에서 보여준 멜로 장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반항아 연기를 펼쳤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시동’에서 정해인은 공부든 반항이든 잘하는 것 없이 어설프지만,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의욕만은 충만한 상필을 연기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정해인은 “멜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걱정하지는 않았다”며 “상필을 연기하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상필은 치매 걸린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빨리 돈을 벌고 싶어한다. 사채업계에 뛰어든 그는 상상도 못 했던 거친 세상을 만나며 인생의 쓴맛을 본다.

정해인은 상필을 “어설프다”고 묘사했다.

“상필이 담배도 피우고 욕도 하는데 저는 좀 어설프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친구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느낌인 거죠. 담배 피우는 장면에서는 좀 힘들었어요. 제가 원래 흡연을 안 하는데 그날 담배를 계속 피우니까 머리가 핑 돌더라고요. 욕은, 저 욕 잘해요. (웃음) 그런데 상필은 욕하는 것이 어색한 것이 설정이었죠. 감독님도 ‘애 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정해인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상필과는 달리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다. 반항해 본 적 없었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저는 어중간한 학생이었어요.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고. 친구들 하는 것 따라 하고요. 공부를 확실하게 한 것도 아니고 놀 때 확실하게 논 것도 아니고요. 공개된 제 졸업사진에 제가 빨간 뿔테 안경을 쓰고 있는데, 그 당시 그런 색깔 있는 테가 유행이었거든요. 뒷머리 기르고요. 생각할수록 후회되긴 하네요. (웃음)”

학창시절은 달랐지만 극 중 고두심이 연기한 할머니와 상필과의 관계에서는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한다.

정해인은 “어렸을 때 할머니·할아버지와 같이 지냈다”며 “친할머니께서 나중에치매를 겪으셔서 촬영할 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곧 내년 방송될 드라마 ‘반의 반’ 촬영도 시작한다.

새 드라마에서는 프로그래머 역할을 맡은 그는 “지금 내 나이대에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기점으로 주변 환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사실 저는 그대로인데도요. 그래서 제가 작품을 선택한다는 말이 아직 낯설어요.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연기 일을 오래 하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