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이 짧았던 공자가 살았던 시절의 나이와 지금의 나이는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다. 공자 시절 15세면 성인이다. 지금은 청소년 정도로 부르면 적합할 나이지만 그 시절에는 결혼을 해도 무방한 성년의 나이로 인식됐다. 공자는 나이별로 30세를 이립(而立), 40세면 불혹(不惑), 50세는 지천명(知天命)이라 불렀다. 지금에도 그가 부여한 나이별 의미를 두고 삶의 가치 기준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수명이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난 지금의 현실에 부합할지는 모르나 생활 실천의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무방해 보인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30대 총리의 등장이 화제다.

핀란드에서는 34세의 여성 총리가 선출됐다. 핀란드 여성총리로서는 세 번째지만 최연소를 기록했다. 현직 총리로도 세계 최연소라 한다. 특히 워킹맘이자 교통통신부 장관인 그녀는 총리 선출과 함께 19명의 장관 중 11명을 여성으로 채워 우먼파워를 과시했다고 한다. 2017년 8월 뉴질랜드에서도 30대 여성 총리가 선출됐으며,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38세 나이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우크라이나와 엘살바도르도 30대 총리가 등장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33세의 총리 탄생이 예고된다고 외신은 전한다.

우리나라 30대는 과연 어떤 위치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자는 인생의 뜻을 세우고 장래를 고민할 나이를 30세로 보았으나 우리 현실은 아직 많은 이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깝고 불운한 현실이다. 지구촌의 흐름을 보면서 우리 30대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한편으로 30대 총리를 뽑고 그에게 국가 경영을 맡긴 그 나라 국민의 포용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노령화된 우리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