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원 주민소환투표 앞두고 합동연설회서 ‘공방’
양은향(주민) “SRF 시설 안전하다는 포항시 입장만 편들어”
박정호(의원) “읍민들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하고 환경 개선”
이나겸(의원) “유해가스 배출기준 등 선진국 이상 강화 주문”
고일래(주민) “수차례 반대집회 초청 불참… 논의 자체 거부”

대구·경북 첫 주민소환 투표에 앞서 11일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팽팽한 논리대결이 벌어졌다. 청구인 측 대표 양은향(오천SRF반대 어머니회 대표), 고일래(오천SRF비대위 부위원장)씨는 “주민을 대변해줄 새로운 시의원을 뽑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대상이 된 박정호, 이나겸 시의원은 “논리에 맞지 않는 부당한 주민소환이다”라고 맞섰다. <연설내용 6면>

경북방송(HCN)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서 먼저 입장을 밝힌 두 시의원은 “방법은 달랐지만 주민들을 위한 의정 활동을 펼쳐왔다”며 ‘부당한 주민소환’임을 강조했다. 두 시의원은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SRF(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에 대한 찬반 투표가 아니다. 폐쇄와 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 재산권에 대한 보상을 중심으로 대책을 세워왔다”면서 “법정기준치를 넘어선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면 SRF 가동은 당연히 중단돼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나겸 의원은 “2008년 처음 SRF가 추진될 당시에 복지환경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유해가스 배출 기준 등을 선진국보다도 더 강화하도록 주문했었다. 장기적으로는 SRF를 비롯해 환경오염 논란이 있는 시설들을 도심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하며 추진단계부터 현재까지 철저히 주민들의 입장에서 시설을 감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정호 의원도 “기회를 주신다면 대기환경으로 고통받는 오천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역 3명의 시의원들이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고 보완해 가면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고 역설했다.

주민소환 투표 청구인 측은 SRF시설에 대한 대기환경 의혹과 함께 “두 시의원은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양은향 씨는 “포항시는 대기 굴뚝자동측정기(TMS)측정 평균치 값이 법정 기준치이므로 SRF가 안전하게 운행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 측정 TMS도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문제가 많다고 올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만큼 믿을 수 있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만약 법정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의학적으로도 안전하다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24시간 유해가스를 마시면 어떻게 인체에 해롭지 않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정이 이렇지만 행정 당국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읍민들을 대표하라고 뽑아 놓은 두 시의원은 SRF가 안전하고 필수시설이라고 말하거나, 법정기준치 이하로 유해가스가 나오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포항시의 말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일래 씨도 “지난해 12월 SRF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 전 지역 시의원 3명을 회의에 초청했으나, 박칠용 의원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후 박정호, 이나겸 의원은 수차례 열린 SRF반대 집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요청을 하지 않아서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수차례 참석 요청을 했다.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주민소환 청구인 측은 “앞으로 SRF 등으로 포항시와 싸울 때 걸림돌이 되는 시의원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는 시의원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소환 투표는 오는 13∼14일 사전투표를 거쳐 본투표는 18일 진행된다. 오천읍 유권자 3분의 1이 이상이 참여하지 않으면 개함하지 않고 부결되지만, 반대로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두 시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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