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납고서 하늘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다섯 영웅을 보내다
"격납고서 하늘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다섯 영웅을 보내다
  • 김진호 기자
  • 등록일 2019.12.10 11:46
  • 게재일 2019.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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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 거행…1계급 특진·훈장 추서
문 대통령 "국민 위한 소방항공대원의 삶, 독도에서 영원할 것"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우리는 오늘 다섯 분의 영웅과 작별합니다."

'우리땅 동쪽 끝' 독도 해역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이 10일 거행됐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계명대학교 체육관에서 유가족과 동료 등 1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청장(葬)으로 대원 5명 영결식을 60분간 엄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도 참석해 고인 명복을 빌었다.

달성군 현풍면 119 중앙구조본부에서 노제를 마친 운구 행렬이 도착하자 유족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떨궜다.

직계 유가족들은 서로 손을 맞잡은 채 흐느끼며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소방 기동복 차림을 한 동료들이 고별사를 읊자 장내는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고별사를 한 김성규 기장은 "40일 동안 부르고 불렀건만 왜 대답이 없으신지 모르겠다. 이게 현실이라면 우리 모두는 거부하고 싶다"며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당신들께서 그토록 사랑했던 소방…당신들의 이름이 빛나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겠다"라며 "국민 부름을 받고 출동 벨이 울리면 두려워하지 않고 또다시 출동할 것"이라며 작별을 고했다.

배유진 구급대원이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너 구하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게 하던 반장님. 가족 품으로 돌아오세요"라고 하자 유가족들의 흐느낌은 짙어졌다.

그는 "우리가 격납고 앞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라며 "혹시 우리가 울고 싶고 힘들 때면 하늘을 바라보겠습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의 영웅들은 무사 귀환의 임무를 남겨놓은 채 거친 바다 깊이 잠들고 말았다"며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방관과 유가족들에게는 "묵묵히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과 함께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며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위로했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 관리 운영을 전국 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며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다섯 소방항공대원의 삶은 우리 영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 영원할 것"이라며 "아침 해가 뜰 때마다 우리 가슴에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사, 추도사, 고별사에서 고인 이름이 거명될 때마다 유가족들은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쳤다.

소방청은 이들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했다.

영결식 후 세종시 은하수 공원에서 유가족과 소방공무원 15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식을 하고, 오후 4시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유해를 안장한다.

소방청은 긴박한 사고 현장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소방항공대원이었다고 순직 대원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김종필 기장은 4천 시간을 비행한 베테랑 항공 구조 전문가로서 밤낮없이 348차례, 540여 시간 출동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3천 시간 비행 기록을 가진 이종후 부기장도 154차례, 226여 시간 동안 구조 현장에 출동했다.

서정용 검사관은 "팀보다 나은 개인은 없다"라는 소신으로 솔선수범하며 항공 정비검사관 책무를 수행하며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 안전을 책임졌다.

배혁 대원은 해군 해난구조대 전역 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국내외 각종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헌신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돼 구조에 나서기도 했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자 5명의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순직한 소방항공대원들은 이날 합동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응급 구조학을 전공하고 2018년 소방공무원이 된 박단비 대원은 "세상에 진 빚이 있다면 국민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갚겠다"는 각오로 쉬는 날에도 연습할 정도로 최고 구급대원, 최고 소방관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지난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HL-9619호(EC225 기종) 헬기 한 대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바다로 추락해 소방항공대원 5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수색 당국은 4명 시신을 수습했으나 김종필 기장, 배혁 구조대원, 선원 등 3명은 끝내 찾지 못했다.

당국은 유가족 등과 협의해 사고 발생 39일째인 지난 8일 수색 활동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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