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9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여야 3당의 합의가 완료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당은 이날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주재로 첫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심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합의 처리될 거라는 기대를 갖고, 그런 희망 속에 (국회의장과 여야 3당이) 합의를 했었다”며 “예산안이 합의되면 다른 모든 것이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산안) 합의가 제대로 될지, 안 될지는 협의하고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에게 얘기를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군소 정당들과 논의해 온 ‘4+1 체제’의 예산안 수정안은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인정할 수 없으며,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협상에서 예산안 수정안이 합의돼야 필리버스터 철회 등 다른 합의 사항들도 이행된다는 게 한국당의 방침이다.

국회 예결위원장이기도 한 김 정책위의장은 “합의문 내용 전체가 민주당과 우리당이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다는 전제에 있는 것”이라며 “지금 예산안이 (지난달) 30일 이후의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3당 간사가 (4+1에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을 하고, 예산안 수정안을 어떻게 만들지 논의한 결과를 봐야 그다음 단계에 대해 말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오께 문희상 국회의장과 회동, 10일 본회의를열어 예산안과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은 정기국회 내 상정을 보류하고,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총에선 필리버스터 ‘철회’에 거부감을 드러낸 의원이 적지 않았다.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철회는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