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마약: 베네수엘라 vs 스위스
포퓰리즘 마약: 베네수엘라 vs 스위스
  • 등록일 2019.12.09 18:58
  • 게재일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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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총선이 다가오면서 망국병 ‘포퓰리즘(populism)’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치꾼(politician)’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마약 같은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고, 유권자는 그들의 달콤한 유혹에 솔깃하여 이성을 잃어버린다. 때문에 포퓰리즘에 대한 베네수엘라와 스위스의 사례 비교는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세계 최대의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는 한 때 1인당 GDP가 일본이나 독일보다도 높은 부국이었다. 1999년 집권한 차베스(Chvez)와 2013년 그의 후계자 마두로(Maduro)에 의한 포퓰리즘 정책들의 시행, 즉 무상복지, 연금 및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대대적 공무원 증원 등으로 인하여 다시 최빈국이 되었다. 최근 4년(2015∼2018) 동안 370만 명이 생존을 위해 조국을 탈출했으며, 평균 몸무게가 10㎏이나 빠진 그들은 굶주림을 참다못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고, 살인범죄 세계 1위라는 오명의 나라로 폭망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년이었다. 차베스와 마두로가 집권을 위해 사용한 마약, 즉 포퓰리즘에 취한 국민은 ‘금단현상’때문에 다른 길로 가는 것을 거부한 결과였다.

반면에 스위스의 포퓰리즘 사례는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2016년 6월 스위스기본소득(BIS)이라는 단체가 요구한 ‘모든 국민에게 월 300만원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 붙여져 77%의 반대로 부결되었고, 동년 9월 ‘국가연금 10% 인상안’도 60%의 반대로 역시 부결되었다. 양식 있는 스위스 국민들이 자신에게 더 많은 기본소득과 연금을 보장해주겠다는데도 거부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상복지 확대를 위해서 사용하는 세금인상이나 국채발행 또는 통화남발의 부작용이 매우 심각할 뿐만 아니라, 놀고먹는 사람들이 늘어나 노동력이 저하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스위스의 정치권 역시 국민투표 과정에서 인기에 영합하여 복지 포퓰리즘을 부추기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와 스위스의 사례는 선·후진국의 차이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국민을 ‘마약환자’로 만들어도 좋다는 ‘정치꾼들의 나라는 후진국’이요, 인기가 없더라도 국민을 위해서는 절대로 ‘마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품격 있는 ‘정치인(statesman)들의 나라가 선진국’이다. 또한 포퓰리즘이 초래하게 될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은 물론 자식들까지도 병들게 하는 ‘마약을 받아먹는 어리석은 국민은 후진국’이요, 그것이 초래하게 될 파괴적 결과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마약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지혜로운 국민이 선진국’이다.

한국정치의 비극은 진정한 정치인이 없고 권력에 눈먼 정치꾼들만 난무한다는데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매표를 위한 정치꾼들의 포퓰리즘 유혹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한국이 마약에 취해서 베네수엘라와 같은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거부하여 스위스와 같은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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