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동 도시숲서 동빈내항까지
900m 구간 생태하천 복원 추진
친환경공간 조성 기대감 높지만
“생계 위협·교통체증 발생 우려”
예정지 인근 상인들 거센 반발

학산천 복원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포항여고 인근 왕복 4차선 도로.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을 모티브로 한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하 사업)’이 예정지 인근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논란을 빚고 있다. 상인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돼 인근 상인들의 생계에 위협을 주고 교통체증 발생 등도 우려된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13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복원사업은 우현동 도시숲에서 중앙동행정복지센터를 거쳐 동빈내항에 이르는 약 900m 구간에서 시행된다.

전체 폭 21.5m 가운데 중앙부분에 최대 11.4m 가량을 하천 저수로, 탐방로를 설치하고 수생식물도 심어 수변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사업비만 363억원(국비 182억원, 도비 54억원, 시비 127억원)이 들어가는 대형사업이다. 하천 복원을 통해 친환경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나간다는 뜻도 담겨있다.

그린웨이 사업의 일환인 철길숲에서부터 구도심재생사업이 이뤄지는 동빈내항을 가로로 직접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함으로써 향후 방문객을 늘려 관광수입도 얻겠다는 것이 시의 기대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예정지 부근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시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동안 상인들에게는 사업내용에 관한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상인 김모(57)씨는 “우리 가게 마당 앞에 공사를 하는 데도 인근 상인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이를 안 상인들이 사업반대 가로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자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민원이 들어와 거둬야 한다’며 가로펼침막을 대거 떼가는 바람에 다시 설치했다”라고 말했다.

그간의 이뤄진 주민설명회도 ‘통장’들을 위주로 한 방식이어서 상인들이 배제된 상태였다. 특히 상인들은 사업 자체가 인근 상권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현재 이곳은 인도가 1.5m에 불과하고 폭 20m가량의 왕복4차로 도로가 있는데 사업이 완성되면 중심의 2개 차로가 사라지게 되고, 기존 인도폭도 좁아질 뿐 아니라 갓길 주차도 불가능해져 교통 체증은 물론, 상권 손님들의 방문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업 구간의 상가수는 40여개에 이른다.

더욱이 이 일대는 포항여고·포항중·포항여중 등 3개 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의 통학차량에다 학원 차량들이 등하교시 붐비는 실정이라 교통혼잡은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인들은 수변공간이 ‘우범지대’로 전락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일탈학생들이 현재로서는 각 골목길에서 몰래 흡연 등을 하지만, 지상보다 낮은 구조인 수변공간 변두리쪽에서 야간에 지상 보행자들의 시선을 피해 흡연 등을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이에 대해 포항시는 사업이 현재 초안 단계이고 교통체증 등의 문제를 해결할 주차장 부지 마련을 검토중이라고 해명했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주민설명회도 13일 가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미 동 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설명회를 3회 실시했고 폐철도부지·인근 쌈지공원·구 선린병원 건너편 부지 등에 주차장 확보를 검토 중”이라며 “원도심 발전을 위해 폐철도 그린웨이와 동빈내항 도시재생·영일만특구를 모두 횡단연결하는 통로이자 친환경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해 사람들이 모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업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했고 포항여고 학도의용군 호국공원을 학도의용군 기념공원으로 승격시키는 복안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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