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의 끝자락에서… 삶·죽음·부활
또 한 해의 끝자락에서… 삶·죽음·부활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9.11.10 19:58
  • 게재일 2019.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경주·포항시립합창단 등
250여 명 참여 대규모 음악회
정상급 성악가 김방술·양송미 협연
25일 포항실내체육관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소프라노 김방술

겨울이 다가왔다. 거스를 수 없는‘시간의 흐름’이라는 거대한 순리 앞에서 겸허해지는 시간이다. 오는 25일 오후 7시 포항실내체육관 무대에 오르는 포항시립교향악단‘해오름동맹 특별음악회-말러교향곡 2번’음악회는 낭만과 우수에 젖기에 좋은 공연이다.

포항시와 경주시, 울산시가 해오름 동맹을 맺은 후 세 번째로 진행하는 합동 공연으로 포항시립교향악단과 울산·경주·포항시립합창단 등 25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음악회다.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아 1시간30분간 연주되는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연주한다.

말러는 미완성 교향곡 10번을 포함해 모두 11개의 교향곡을 남겼다. 그의 교향곡은 낭만과 웅장함, 긴장감 등 다양한 감정적 요소와 염세주의, 삶과 죽음, 존재의 본질과 같은 철학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과 마찬가지로 합창과 함께 연주하는 대표적인 교향곡 ‘부활’은 신낭만주의와 신고전주의 사이에서 시작된 근대 음악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말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영감이 충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884년의 작품으로 그가 존경했던 대 지휘자 한스 폰 뵐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영감을 듣고 썼다고 하며 영원 불멸의 우주와 인간의 허무, 그리고 부활에 대한 동경이 그려지고 있다.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살아가며 겪은 아픔과 고통, 갈등과 번민 그리고 연인을 향한 애정이 들어 있다.

12자녀 중 둘째로 태어난 말러는 평생 ‘죽음’이라는 명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명의 동생들이 말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 중 7명은 채 두 살도 되기 전에 죽었기 때문에 말러에게 ‘죽음’은 일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으로 어려서부터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다. 그의 작품들 전체를 관통하는 염세적인 이미지는 그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와 연결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자체에만 머물진 않는다. ‘교향곡 2번’을 통해 말러는 ‘죽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악장에서는 제1번 교향곡 ‘거인’에서 그려낸 영웅의 죽음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자주 망각하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악장은 지나간 생애 중 행복한 순간들, 젊은 날의 회상을 그려낸다. 3악장은 2악장의 꿈에서 깨어나 왜곡돼 버린 인생, 고통과 분노, 삶의 덧없음을 표현한다. 4악장은 알토 독창으로 ‘나는 신에게서 왔으니 신에게로 돌아가리라’를 노래하며 3악장에서 표현한 무의미한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극히 장엄하게, 그러나 간결히” 제시한다. 5악장은 총 3부로 나뉘어 장대하게 부활을 노래한다. 죽음의 공포와 분노, 최후의 심판을 부르짖다가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 “부활하리라, 내 영혼이여”로 요약되는 3부에서는 혼성합창에 소프라노와 알토의 독창, 중창 그리고 오르간까지 합세해 거대하고 숭고한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임헌정은 한국 최초로 말러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무대에 올린 지휘자이면서, 화려한 경력과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신선하고 에너지 넘치는 해석과 기획으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는 지휘자다.

부천시향 이후 코리안 심포니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며,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발’에 초청받았을 뿐 아니라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페스티벌 초청 연주 등을 통해 한국 음악계의 높은 수준을 전세계에 알려왔다. 2016년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 공연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김방술(울산대 교수),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경성대 교수)는 세계 무대에서 최고 수준의 예술성을 인정받아왔으며 강렬한 음악적 감수성과 예술적 완성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로 많은 음악 평론가들에게 높은 찬사를 받아왔다.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음악평론가 홍승찬의 해설도 곁들여져 말러 ‘교향곡 2번’에 숨겨져 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내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한편, 포항, 경주, 울산 세 도시는 시립예술단의 합동공연으로 서로 우호를 증진하며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지역예술 활성화 및 해오름 동맹도시 간 유대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님의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