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치매애(愛) 희망을 나누다

영양군보건소 제12회 치매극복의날 기념행사.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 변화 양상이 심상치 않다. 11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14.9%이지만 2051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치매유병률의 증가를 동반하게 된다. 지금의 추세라면 2050년 우리나라의 추정 치매유병율은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방영된 노년기 치매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끄는 것도 치매에 관한 국민적인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 선언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치매국가책임제의 지역 중심축(허브)인 치매안심센터의 운영을 통해 치매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을 줄이고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치매환자 증가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영양군도 2017년 12월 군 보건소 내에 치매안심센터의 문을 열었다. 지난달 14일에는 289㎡ 규모로 증축공사를 끝내고 정식 개소했다. 노인인구가 많은 영양군의 변화와 희망을 알아본다.

 

치매안심센터 개소
환자·가족 인식 전환
예방-발견-치료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 선제적 국가책임 치매관리로 전환

2017년 발표한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 환자를 가정에서 무리하게 감당함에 따라 가족 갈등, 해체 등 치매가족의 고통이 심화되고 치매 치료 및 간병으로 인한 가계 부담 등 사회적 비용의 급증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정책이다.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지원센터 확대 ▷치매안심병원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치매 환자에게 전문 요양사 파견 등의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전국 시군구 256개소에 치매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치매안심병원도 현 34개소에서 79개소로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복지 분야다.
 

치매환자 가족지지 프로그램 ‘헤아림’ 운영 모습.
치매환자 가족지지 프로그램 ‘헤아림’ 운영 모습.

□ 영양군의 치매안심센터 개소

치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 원인에 의해 인지기능에 이상이 생겨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 치매(70%)이다. 이러한 치매는 조기 발견해 발견 당시의 뇌 인지 기능 상태를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시키고 중증화를 방지함으로써 환자가 자존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양군도 증가하는 치매환자 상황을 인식하고 2017년 12월 치매안심센터를 우선 개소해 각종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양군 치매안심센터는 영양군 보건소에서 직영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로 구성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치매환자쉼터의 ‘반짝 활짝 두뇌 교실’ 교육에 참여한 어르신들.
치매환자쉼터의 ‘반짝 활짝 두뇌 교실’ 교육에 참여한 어르신들.

□ 치매안심센터 원스톱 서비스로 비용 줄여

군은 보건소 건물을 3층(289㎡)으로 증축해 지난 10월 14일 치매안심센터를 정식 개소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내부는 상담실, 검진실, 진단실, 프로그램실, 사무실, 가족 카페로 구성하는 등 군의 모든 치매 관련 사업을 이곳에서 이뤄지게 하고 있다. 이로써 치매환자의 중증화를 억제하고 환자 가족의 사회적비용 경감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치매관련 상담·등록 관리, 일대일 사례관리, 조기 검진, 치매치료 관리비 지원, 예방 프로그램, 치매인식개선 교육·홍보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실종 치매노인 제로’… 경찰과 협업

영양군 치매안심센터는 지난해 3월 치매노인의 실종예방과 신속한 발견을 위해 영양경찰서와 ‘치매노인 실종 제로(ZERO)사업 추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문 사전등록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상습실종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보급대상자를 선정, 지급하고 실종 치매노인 발생 시 신속발견을 위해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치매안심센터와 영양경찰서는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경찰서에서만 가능한 치매노인 사전 지문 등록을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도 적용하도록 했다.

□ 치매 가족들의 어려움도 함께 나눠야

군은 치매어르신을 돌보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어려움도 이해하고 치매와 돌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가족지지프로그램인 ‘헤아림’을 운영하고 있다. 치매가족 대상의 △치매알기 △돌보는 지혜 △마음 이해하기 △부정적 태도 극복하기 △의사소통방법 △가족의 자기 돌보기 △자조모임 등이다. 이 프로그램은 치매안심센터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진행하고 있다. 치매가족들의 지속적인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나누고 치매어르신과 함께 잘 지내기 위한 올바른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자리가 되고 있다. 또 치매 질환정보 및 간병 경험을 공유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으로 서로 지지하며 돕는 자조모임으로 혼자가 아닌 나눔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청소년 치매서포터즈 양성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청소년 치매서포터즈 양성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치매 퇴치

군은 단계별 치매인지 재활프로그램 운영으로 치매안심센터 역할과 기능을 확대해 주민들의 치매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보건소에서는 치매환자를 위해 입암·석보·수비면보건지소 치매단기쉼터에서 만 60세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지 수준별 예방, 인지강화, 인지재활 프로그램으로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단계별 치매인지 재활프로그램은 등록된 치매환자 대상 ‘치매환자쉼터프로그램’, 인지저 하나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대상 ‘인지강화프로그램’, 65세이상 일반노인 대상 ‘치매예방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내용은 인지자극, 현실인식훈련, 정서 및 건강교육 등 다양하다.

□ 조기발견, 지속치료가 가장 중요

치매는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치매가 진행되면 점차 심각한 인지기능 저하, 행동장애는 물론 일상생활과 직업적, 사회적 기능장애를 보이게 된다.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초기에 약물을 사용하면 건강한 모습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이 치매를 조기 발견해 진행을 지연시킬 경우 20년 뒤엔 현재 10% 가량인 치매 유병률이 8%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또 치매 초기일 때부터 약물치료를 하면 5년 뒤 요양시설 입소율이 5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약물치료를 지속하면 증상악화를 늦춰 치매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하고 가족 돌봄의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양군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조기발견, 지속치료 등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치매관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도창 군수는 “치매안심센터의 정식 개소로 이제 포괄적인 치매관리가 가능해진만큼 치매의 조기 예방과 발견, 치매어르신과 가족을 위한 적절한 지원과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심체가 치매안심센터가 되길 바란다”며 “크게는 ‘건강 100세’시대를 준비하는 영양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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