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글이 가장 쓰기 어려운 글입니다. 헤밍웨이 친구들이 단어 6개만 사용해서 자신들을 울릴 만한 소설을 써 볼 수 있느냐고 장난삼아 내기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헤밍웨이는 타자기를 두드립니다. 1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 여섯 단어 소설은 독자들의 두뇌에 상상을 모락모락 피어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독자는 이런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여섯 단어입니다. 헤밍웨이는 말합니다. “작가가 충분히 진실하게 글을 쓰고 있다면 독자는 그것들을 세세하게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렬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빙산의 위엄은 오직 팔 분의 일에 해당하는 부분만이 물 위에 떠 있다는 데 있다.”
헤밍웨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빙산이론(Iceberg theory)입니다. 그는 팔분의 일, 즉 물 위에 노출되어 있는 부분만을 간결하게 서술합니다. 팔분의 칠은 물속에 감춥니다. 행간에서 독자들이 읽어내야 합니다. 헤밍웨이 단편은 빛나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짧지만 울림이 얼마나 강한지 제대로 느끼려면 함께 토론하면서 그 맛을 느껴야 합니다. 팔분의 칠을 행간에서 각자 찾아오고 이 퍼즐을 서로 맞춰 가며 전체 그림을 그리면 여섯 글자 소설의 슬픔처럼, 헤밍웨이 작품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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