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동 주택가 골목길 걷던
초등생·부모 마구잡이 폭행
정신질환 30대 현장서 검거
“초등학교 인근이라 어린이 통행
잦은 곳… 대형사고였다면 끔찍”

포항에서 또다시 ‘묻지마 폭행’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포항 오천읍의 약국 종업원 피살, 항구동 편의점 손님 흉기로 찌른 묻지마 폭행사건에 이어 포항시 장성동에서 30대 남자가 길가던 초등학생과 부모를 마구잡이로 두들겨 패는 사건이 발생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길가던 사람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로 A씨(32·포항시 양덕동)를 입건 조사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오후 6시께 북구 양덕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산책을 하던 이마을 주민 B씨(43)와 B씨의 아들(12)을 폭행해 상처를 입힌 혐의이다.

B씨는 이날 25개월된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 인근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이 길은 양덕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굣길로 자주 이용하던 곳으로 평상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오가는 곳이다. B씨는 딸을 태운 유모차를 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뒷쪽에서 ‘퍽퍽’하는 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아들이 A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B씨는 황급히 뛰어가 아들을 구하자 A씨는 또다시 B씨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B씨와 아들은 묻지마 폭행으로 얼굴·목·가슴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B씨는 “평상시 학생들이 오가는 등굣길에서 영문도 모른 채 당한 폭행으로 아들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어른들이 없을 때 등하교길 학생들이 폭행을 당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서울삼성병원 등지에서 정신병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신병 진단 내용 등에 대한 수사를 벌여 재발방지 대책 등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를 일시로 석방한 후 A씨 부모를 통해 장성동 한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게 했다. 경찰은 A씨가 한달 가량의 치료 후 퇴원하게 되면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