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년비 대폭 감소
원재료 가격 상승이 최대 원인
노사갈등 현대는 ‘엎친 데 덮쳐’
중국산 공세·글로벌 불황 여전
향후 돌파구 찾기 쉽지 않을 듯

철강도시 포항에 실적부진의 먹구름이 덮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나란히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크게 하락했고 포항철강산업단지의 생산규모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 초부터 철광석 가격 상승 행진이 이어졌음에도 철강제품 가격은 유지되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던 점을 감안, 고객사와 가격협상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 세계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29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5조473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하며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이 무려 66.6% 감소하고 말았다. 현대제철은 판재류 부문에서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늦어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봉형강 부문에서도 건설시황 둔화로 철근·형강 판매가 감소하고 단가도 하락하면서 매출액과 손익의 부진이 심화됐다.

현대제철은 실적 부진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사갈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 노동조합은 지난 16∼17일 창사 이래 최초로 48시간 총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천526원 인상과 더불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제16차 교섭에서도 현대제철 노사는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포스코도 지난 24일 포스코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9천882억원, 영업이익 1조3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9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는 유지하는데 성공했으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6%와 32% 감소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비철강부문의 실적호조에도 불구, 철강부문의 영업이익 감소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포항철강산단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15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2019년 8월 중 경북동해안지역 실물경제동향’에 따르면 8월 포항철강산단의 전체 생산액은 전방산업 업황부진, 각국 보호무역주의 지속 등으로 전년동월(1조1천200억원)대비 0.4% 감소한 1조1천160억원을 나타냈다. 포항철강산단은 지난 2월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한 1조원의 생산액을 기록한 이후 2.0% 상승한 6월을 제외하고 3월(-2.4%), 4월(-1.8%), 5월(-2.4%), 7월(-1.3%)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배경에는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65.65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5월, 5년만에 100달러 벽을 뚫었고 7월에는 120달러 선을 넘겼다. 8월 이후 조정 양상을 보였지만 여전히 철광석 가격은 90달러 선에 형성돼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도 철광석 가격이 현재처럼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업계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며 “조선, 자동차 등 고객사들과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 제품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설명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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