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성어기에 울릉 위판장 ‘텅텅’
오징어 성어기에 울릉 위판장 ‘텅텅’
  • 김두한기자
  • 등록일 2019.10.24 20:03
  • 게재일 2019.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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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어선 북한수역서 그물로 싹쓸이
울릉도 90% 채낚기어업에 역부족
작년보다 어획량 감소 ‘생계 막막’

이른 아침 오징어 하역으로 분주해야 할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에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울릉] “지금 한창 오징어 철인데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바다에 나가지 않습니다.”

울릉도·독도 오징어 생산량의 90%를 위판 하는 저동항 위판장에는 오징어를 구경할 수 없다. 어선들은 작업을 포기하고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 길목인 북한 수역에서 그물로 싹쓸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 어선 169척 중 130여척은 오징어 성수기인 이달 들어 아예 한 번도 출어를 하지 못했다. 성수기가 이어지는 다음 달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어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24일 울릉수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금까지 오징어 위판량은 33척의 4천59kg(위판액 3천400만)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10월 오징어 어획량을 보면 2014년 1천128척의 61만8천10kg(25억 2천만 원), 2015년 903척의 52만kg(23억 4천800만 원), 2016년 525척의 8만3천kg(5억 6천만 원), 2017년 773척의 11만6천kg(12억 원), 2018년 948척의 23만5천kg(23억 8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어획량이 2014년보다 1/150로, 지난해보다 1/58로 줄었다. 2000년대 조업이 한창 잘 될 때는 한 해 판매액이 200억 원을 웃돌던 시절도 있었다.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울릉도에서 집집마다 오징어를 활복하고 씻고, 건조하는 모습도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다.

어민들은 “중국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를 싹쓸이 조업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북한수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은 1천25척이나 된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북한수역에 들어간 중국 어선은 1천833척이다. 이중 788척이 남하했고 1천여척은 남아서 조업 중이다.

울릉수협 관계자는 “오징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10월에 대부분 성어로 성장해 남하한다”며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등 동해안 오징어의 길목인 북한 수역에서 그물로 싹쓸이해버려 남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울릉 어민들은 “울릉도 어선들은 90%가 낚시로 잡는 오징어채낚기어업을 하고 있다”며 “오징어조업은 울릉도 어민들의 1년 농사와 다름없다. 지금부터 오징어가 잡히더라도 올해 농사는 폐농이나 마찬가지다. 울릉도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하다”고 절망했다.

김해수 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인총연합회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이행,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 조업을 금지하고 울릉도 어업인들의 생계를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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