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일각, 내부총질 부적절 비판

자유한국당 김정재(포항북)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한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의 질의를 두고 ‘최악’이라 평가해 논란을 빚고 있다.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과 조국 정국에서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같은 당, 그것도 같은 지역 의원들끼리 부딪힌 상황이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내에서도 “내부총질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두 의원이 부딪혔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갈등이 폭발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의 문자논란은 1일 박명재 의원의 대정부질문 중 불거져 나왔다. 김 의원은 국회본회장에서 박명재 의원이 국무총리와 조국법무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는 와중에 주변 지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 내용이 뉴시스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김 의원이 지인에게 보낸 문자 내용은 “박명재 최악의 질문 최악 최악”으로 적혀 있었다. 이에 김 의원의 지인이 “왜요”라는 문자를 보내자 김 의원은 “잘했습니다”라고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이어 김 의원 지인이 “마지막은 잘했는데요”라는 문자를 보내자 김 의원은 “네”라면서도 “마지막 원고는 그냥 읽는”이라며 냉소적 어조로 답변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조국 정국에서 대여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한 대국민 홍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같은당 동료 의원을 비판하는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조국 정국에서 대정부질문 내용을 홍보해야 할 사람이 내부총질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같은 지역구 의원을 비하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질책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박 의원 본인은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의원 주변에서 “당 윤리위원회 제소뿐만 아니라 원내대변인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도 원내대변인 사퇴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당직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의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어도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마당에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함께 평소 지역구 활동 중 행사장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상대를 추켜세우다가도 돌아서면 또 다른 말이 나와 지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이 늘 발생하더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지막까지 왔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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