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배경 ‘옹산마을’ 촬영지 선정
6년전 근대건물로 거리 조성
최근 입소문 타고 관광객 늘어
“장소 물색 위해 전국 다녔지만
구룡포 풍경이 가장 아름다워”

25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 근대문화 역사거리 일대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시라기자

포항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1시께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 입구는 평일이지만 꽤 많은 사람으로 복작였다. 한켠에는 가수 겸 배우인 손담비의 생일을 축하는 가로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입구를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서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뒤로는 ‘촬영중’라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 7월부터 매주 2∼3일씩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공효진과 강하늘 주연의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다. 한 시골마을에서 싱글맘 동백(공효진)과 동네 파출소 순경 용식(강하늘)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드라마 속 배경이 되는 옹산마을은 작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어촌마을 풍경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옹산마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 마을이다. 포항의 12경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포항시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일대가 바로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마을이다. 현장에 있던 한 드라마 스텝은 “수 개월 동안 촬영 장소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 돌아다녔는데, 이곳이 가장 아름다워서 (촬영지로)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에 ‘일본인 가옥거리’로 더 알려진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는 지난 2013년 12월 조성됐다. 일본풍 가옥을 보수 및 정비해 일제 강점기 당시 풍요로웠던 일본인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에게 착취되었던 우리 민족들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총 457m 길이의 거리에는 일본인들이 살던 적산가옥과 일본풍의 찻집, 주점, 음식점 등이 늘어서 있다. 지난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제2회 대한민국 경관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반일감정으로 관광객 수가 급감하기도 했던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 소문나면서 다시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모처럼 만에 마주한 관광객들을 맞고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4년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2·여)씨는 “드라마가 방영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면 그에 따라 관광객도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몇 달 전 드라마를 촬영한다고 요청해 시에서 장소만 제공했다”며 “일본과 분쟁 상황이다 보니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면 시민들에게 경제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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