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호 ‘뉴욕 1985’전 2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대표작 ‘소리’ ‘해골’ 선보여
권정호 ‘뉴욕 1985’전 2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대표작 ‘소리’ ‘해골’ 선보여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9.09.23 20:00
  • 게재일 2019.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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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作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대구 출신의 미국 유학파 원로 작가 권정호(76) 작가의 ‘뉴욕 1985’전을 2층 4전시실에서 오는 29일까지 열고 있다.

권정호 작가는 1970년대와 1980년 초 우리나라 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반성과 뉴욕 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서 자신의 미술을 성장시키려고 하면서 ‘소리’와 ‘해골’ 그림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평면 회화와 입체 혹은 설치미술 형식으로 소개하는 그의 해골은 ‘소리’를 상징하는 ‘스피커’처럼 세계에 반응하는 인간의 소리로서 얼과 마음, 감성을 담는 그릇이자 전달매체이며, 실존적 인간의 삶과 죽음, 사회적 사건과 모순, 억압에 대해 반응하고 소통하려는 한국적인 리얼리티와 사유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번 ‘뉴욕 1985’전에서는 1984년 뉴욕 유학 당시의 스피커 작업 2점과 이후에 제작한 대표작 1점을 소개한다. 1985년 작 ‘소리 85’는 스피커를 오브제가 아닌 이미지로 차용한 대표작이다. 인간이 이룬 과학기술적 성취를 대변하는 ‘이성’과 ‘양’의 요소로서 스피커 이미지를 그려 넣고 그 주변에 종이를 붙여서 다시 찢고 거친 붓질을 가미해서 ‘음’의 요소로서 비가시적인 소리의 영역을 정서적 감성과 함께 전달하고 있다.

입체작업 ‘소리’는 그 당시에 발견한 스피커와 철자, 악보, 나무박스 등으로 구성한 1984년 작을 올해 새로 제작한 것이다. 소리의 수치를 재려는 듯이 쇠로 만든 자를 붙인 이 작업은 자신을 억누르던 소음으로 고생스럽던 뉴욕 생활의 현실이 스며있다. 그 우측 아래 벽면에 걸린 ‘소리’는 1984년에 시작해서 1985년 완성한 회화 작업이다. 화면에 스피커와 깨진 유리조각을 붙이고 그 표면에 붓질을 한 이 작업은 인간을 억압하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려는 실험과 작가 자신이 찾던 뭔가를 발견한 충만함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작업들은 비가시성과 시각형상, 내용과 형식, 비실체성과 실체성, 음과 양 등을 인지하게 하는 구조로서 작가가 뉴욕에서 접한 동시대미술의 언어와 현실세계에 대한 반응으로서 리얼리즘적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소리’작업에 이어 세 개의 캔버스를 연결해 그린 1985년 작 ‘해골 85’와 악다문 이를 드러내어 현실의 모순과 억압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1987년 작 ‘해골 87-1’, 그리고 석고로 본떠서 만든 해골을 마치 하얀 바닥 속에서 발굴해낸 듯이 설치해 전시실 바닥 전체를 세계의 상상 덩어리처럼 작품화한 최근작‘해골’도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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