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 등 비용 전국 최저 수준
‘힐링 명소’ 이용객 매년 급증
수익금, 인건비 충당 태부족
市 “효율적 관리·운영 필요”
“가격상승·관리부실 등 우려”
시민들, 공공성 외면 비판

포항시가 직접 운영해 온 비학산 자연휴양림이 민간 위탁 운영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5일 오후 포항시 북구 기북면 탑정리 비학산 자연 휴양림의 모습.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시가 4년째 직영해 온 비학산 자연휴양림이 위탁운영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효율적인 관리 등 전문적인 경영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지만, 숙박시설 가격상승, 부실 관리 등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포항시 산림과는 최근 제263회 포항시의회(임시회) 건설도시위원회 간담회에서 ‘비학산 자연휴양림 위탁운영 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산림과는 한국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한 ‘비학산 자연휴양림 위탁운영에 따른 원가계산 보고서’를 토대로 위탁운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산림과 관계자는 “비학산 자연휴양림의 이용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어서 전문적으로 시설을 관리·운영할 수 있는 전문적인 경영이 불가피하다”면서 “전문기관의 수지분석결과 시 직영보다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것이 영업수지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역 유일의 공립자연휴양림인 비학산 자연휴양림은 수려한 산세와 다양한 수목이 생육하고 있는 힐링 명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3천300명이 이용했는데, 전년(9천200명)과 비교해 4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 1일부터 비수기 사용료 할인행사가 진행되면서 예약률이 400% 이상 증가했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포항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시설이 영리가 아닌 관광객유치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이용객이 늘어날수록 결손금액도 늘어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지출금의 대부분은 인건비다. 야영·숙박시설 등의 이용금액이 전국 최저 수준이어서 수익이 인건비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9천200명이 이용한 2017년에는 수입금이 1억4천500만원이었는데, 2억3천200만원을 지출해 8천7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1만3천300명이 찾은 2018년에는 수입이 2억2천300만원으로 늘었던 만큼 지출이 3억3천900만원으로 늘면서 1억2천600만원의 결손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정책연구원은 비학산 자연휴양림이 시 직영에서 민간위탁으로 전환되면 앞으로 5년간 매년 9천108만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했다. 어떤 식으로 운영되든 적자운영은 불가피하지만, 시 직영은 매년 1억7천886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위탁운영을 하면 8천778만원의 결손이 생긴다는 것. 이는 민간위탁이 조직 및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따른 차이다.

포항시는 공개모집으로 수탁자를 선정하며, 결손액을 시가 보존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위탁운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공공성이 약화되고 부실관리, 이용가격 상승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보완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날 정해종 포항시의원(자유한국당)은 “전문적인 경영으로 결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숲을 잘 가꿀 수 있는 수탁자를 선정해 비학산 자연휴양림의 수려한 산새를 보전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당부했다. 포항시민 김모(65·남구 이동)씨는 “전문경영인이 운영을 맡으면 당장 결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므로 숙박시설 등의 이용료를 올릴 것이 뻔하다”면서 “포항시민과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데,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가 운영을 맡게 되면 공공성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학산 자연휴양림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탑정리 산 34 일원에 228ha(68만9천700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2004년부터 88억원(국비 44억원·도비 13억원·시비 31억원)을 들여 완공한 뒤 2015년 개장했다. 물놀이장과 다목적구장, 야외바비큐장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유료시설은 산림휴양관 10실, 숲속의 집 6실, 테라스하우스 4실, 세미나실 1실, 동물형 카라반 6동, 야영데크 6동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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