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공공건축의 진화… 멋 입히고 정체성 살린다
경북 공공건축의 진화… 멋 입히고 정체성 살린다
  • 손병현기자
  • 등록일 2019.08.27 20:28
  • 게재일 2019.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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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 전문건축가 도입 활발
품격 높이고 실용성 등 확보
영주시 10년 전 전국 최초 시행
창의적 도시재생 독보적 사례
道, 올초 유명건축가 2명 영입
10여개 프로젝트 수행에 투입
경북형 건축 전형 만들기 박차

영주시가 철도로 둘러싸여 ‘내륙의 섬’형태로 갇혔던 삼각지 마을을 사회적 약자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에프라인 멘데스 제공
영주시가 철도로 둘러싸여 ‘내륙의 섬’형태로 갇혔던 삼각지 마을을 사회적 약자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에프라인 멘데스 제공

‘총괄건축가 및 공공건축가 제도’가 지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2009년 전국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한 영주시에는 매년 수천 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고 있다.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도를 비롯해 영주시와 경주시, 의성군 등이 총괄건축가 및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봉화군과 청도군도 공공건축 개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 수성구가 이 제도를 대구시에서는 최초로 도입했다.

총괄건축가 및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공공건축 품격을 높이고 지자체의 건축·도시·경관 행정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첫째다. 공공건물의 정체성을 확보하면서도 낡은 청사를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편의시설 설치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에너지 절약 등 실용성도 확보하는 목적이 깔려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실의 경우에도 획일적인 공간배치에서 4차산업시대에 맞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공간 배치를 시도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각종 사업을 총괄·자문하는 ‘총괄건축가’와 개별 건축사업의 조성 전 과정에 대해 전문적 자문을 담당하는 ‘공공건축가’를 위촉하는 것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이들이 담당 공무원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다양한 건축·도시·경관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참여한다. 한마디로 획일적이고 딱딱했던 관료들에게 공공건축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영주시가 이 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 데 이어 대표 성공 모델로도 꼽히고 있다. 이곳엔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을 비롯해 매년 1천500명 이상이 공공건축 투어를 위해 찾고 있다고 한다.

영주시는 2007년부터 국토연구원 부설 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의 제안을 받아 ‘공공건축·공공공간 통합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2009년 전국 최초로 ‘공공건축가제도’를 도입했고 2010년 디자인관리단(2015년 도시건축관리단 명칭 변경)을 출범시켜 공공건축과 공공디자인 중심의 정책 설정과 실천으로 주요 거점사업을 만들며 창의적인 도시재생 사례를 만들었다. 서울시보다 공공건축가 제도를 먼저 도입한 것. 우선 영주시는 역사문화거리, 삼각지, 옛 역세권 등 5개 거점 공간을 지정해 거점공간별 오래된 시설 활용 등 개선 방향을 반영했다.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시장 교체 등과 상관없이 이 제도가 꾸준히 지속하면서 지난 10년간 86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를 통해 건축된 공공건축물들이 각종 건축상을 휩쓸었다. 도시재생과 그에 맞는 공공건축 정책은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결과를 가져왔다. 낙후됐던 시 전체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고 영주시의 공공건축 정책을 배우고 벤치마킹하고자 전국 지자체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곳엔 노인종합복지회관과 지난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애인복지관이 들어섰다.  /에프라인 멘데스 제공
이곳엔 노인종합복지회관과 지난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애인복지관이 들어섰다. /에프라인 멘데스 제공

이 같은 영주시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경북도도 올해 초 유명 건축가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경북도는 한국건축 1세대 거장인 건축가 김중업과 김수근의 제자인 배병길·김영준 건축가를 각각 ‘총괄건축가’와 ‘도청신도시 건축코디네이터’로 위촉한 것. 이철우 지사가 세계적인 건축 작품을 만들어 경북도의 위상과 품격을 높이기 위해 직접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건축가는 앞으로 도의 공공건축을 총괄하면서 도청신도시 조성은 물론 경북도 동부청사, 농업기술원, 공무원교육원 등 14개의 공공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최근까지 서울시 총괄건축가로 활약했던 김 건축가는 파주 출판단지 조성을 총괄했으며 그의 작품이자 박찬욱 영화감독의 집인 ‘자하재’는 한국 건축 최초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의 영구 소장 건축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북도는 이들을 중심으로 ‘경북형 건축 전형’을 만들어 경북 건축의 큰 줄기를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흐름은 기초지자체에도 파급되고 있다. 경주시와 의성군도 각 지자체의 공공건축사업의 계획, 설계, 시공, 운영관리 자문할 총괄건축가 제도를 도입했다. 봉화군은 최근 류춘수 건축가를 도시재생지원센터장으로 위촉했다. 류씨는 서울월드컵경지장을 비롯,올림픽체조경기장, 지하철경복궁역사, 리츠칼튼호텔 등을 설계했다. 청도군도 국토부가 추진하는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사업에 선정돼 20년 이상된 청사를 에너지절약형으로 리모델링한다.

배병길 경북도 총괄건축가는 “경북은 1천여 년의 명맥을 이어온 고유한 건축양식이 있는데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가 앞장서 경북의 정체성을 가진 건축물을 짓고 경북의 문화관광 산업을 이끄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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