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지역 경제 날씨가 너무 미워
올여름 지역 경제 날씨가 너무 미워
  • 전준혁기자
  • 등록일 2019.08.22 20:12
  • 게재일 2019.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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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누릴 적기에 태풍·고수온
피서객 급감해 소비 부진 심각
어패류 집단폐사·어획량 감소
지역 수산물 경기 막대한 타격
마땅한 대책 없어 어려움 호소

수산물 매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북 동해안지역 경기가 악화일로다. 특히 여름휴가 특수를 누릴 기간에 태풍과 고수온이라는 돌발상황으로 인해 활어값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피서객 격감→횟집 불경기→양식어류 가격폭락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지역 올해 해수욕장 방문객은 102만여명에 머물며 전년도 499만여명 대비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경북 전체 해수욕장 이용객의 약 80%를 차지했던 포항시의 경우 올해는 겨우 21만여명만 찾았다. 이러한 포항의 이용객 감소는 경북 전체 감소 수치 396만여명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포항지역 해수욕장 방문객 감소가 경북 전체 방문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문객 감소는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지역 특산물인 수산물 매출 감소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에 활어를 공급하고 있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의 양식업계는 올해 활어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활어 가격 역시 소비량 격감 여파로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떨어져, 어가에서는 사료 값 맞추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양식어가 등에 따르면 광어는 ㎏당 지난해 1만5천원선이었으나 지금은 1만∼1만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럭은 현재 7천∼8천원에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천∼1만5천원의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참돔 역시 1만7천∼1만8천원에서 올해는 1만3천원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손님이 줄어든 횟집에서의 판매가 조정 등의 조치가 없어 소비자들의 소비량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수온이라는 악재까지 덮치자 경북 동해안 양식어가들은 이중고에 시달리며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18일부터 양식어가를 덮친 고수온으로 22일 기준 경북 전체의 어패류 폐사는 3만4천268마리에 이른다.

양식어가를 제외한 자연산 수산물 유통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항수협 등에 따르면 각종 수산물의 어획량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은 오히려 계속 상승하며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포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특산물인 문어만 하더라도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20∼30% 감소해 추석을 앞두고 이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손길을 주춤거리게 만들고 있다. 특히 연안 어획량 감소는 소형 어선의 수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대형 선단을 제외한 어가들 대부분이 수익 감소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지난 6월 25일부터 시작된 ‘제2 윤창호법(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음주 회식문화가 바뀌며 주로 술자리 안주로 많이 선택되던 수산물들을 찾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젊은 층들이 회보다 치맥이나 삼겹살을 선호하고 있는 현상도 이러한 수산물 소비 감소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태풍과 고수온 등의 이상 기온과 수산물 어획량 감소, 피서 특수 기간 방문객 감소 등이 맞물리며 지역에서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또한 수산업계 내부적인 요인과 함께 외부적인 돌발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전반적인 경북지역의 경기 지표도 좋지 않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대구·경북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생산·판매·무역 등 대부분 지표가 전국 평균보다 나빴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전국은 전년동분기 대비 0.8% 감소에 그쳤으나, 경북은 1차금속,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등에서 줄어 전국 평균보다 2배나 많은 1.6%가 감소했다. 소매판매에서도 전국은 전년 동분기 대비 2.0% 증가했으나, 경북은 대형마트, 전문소매점 등에서 줄어 오히려 1.3% 감소했다. 취업자 수에서도 전국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3만6천여명 증가했으나 경북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기타,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에서 고용이 줄어 6천여명이 감소했다. 반면 소비자 물가는 전국 평균과 동일하게 전년 같은 분기 대비 0.7% 상승했다. 즉 물가는 똑같이 올랐으나, 생산·판매·고용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상황이 더욱 나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지역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물고기를 잡아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 같다”며 “지역에서 돈이 돌게 하려면 수산물 등 지역 생산품의 소비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개인이 감당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수산물 소비촉진 캠페인 등 정책적인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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