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수돗물 수질검사 항목이 서울,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항목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검사 방법을 더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 포항시가 검사하는 항목은 모두 58건으로 법적 요건은 갖췄으나 서울, 부산, 대구 등에 비해 100건 이상 항목 수가 모자라 수돗물 수질 안전을 지키는 데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포항에서 검사되는 항목은 일반세균, 대장균, 납, 수은 등 기본항목이 고작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를 보면 기본항목 외에 녹농균, 살모넬라, 장구균 등 미생물을 포함 110개 항목이 더 많다. 대구시도 환경부 감시항목 25개를 포함 대구시 자체 감시항목 91개를 추가하고 있다.

일단 항목 수에서 포항보다 100건 이상 앞섬으로써 상대적으로 포항시의 수질검사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수돗물만큼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드물다. 대구시는 과거 페놀 사태 이후 수돗물 관리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시도 시민들의 불신을 씻는다는 차원에서 검사 항목 등을 추가하면서 국제적 수준의 수질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수돗물 사태가 어떻게 결론을 짓느냐에 따라 포항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신뢰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돗물 이상 신고가 제기된 곳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가 식수로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포항시가 전문가로 구성한 민간전문단의 검붉은 수돗물 소동의 직접적인 원인이 어떻게 판명되느냐가 관심이다. 그러나 민간전문조사단 1차 회의결과 필터 변색의 원인으로 현재로서는 망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전문가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망간 성분은 수돗물 원수에 미량 유입이 되나 정수처리 공정을 거치면서 먹는 물 수질기준에 맞게 각 가정에 공급된다고 한다. 하지만 극미량의 망간이 포함된 수돗물이 필터에 여과되면서 필터가 변색하는 경우도 가끔 일어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포항시는 이제부터라도 수돗물 관리에 대한 좀 더 촘촘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검사항목 추가는 필수적이다. 수돗물은 시민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까다로운 검사 과정과 노후 상수관의 현대화 사업 등 당국의 눈에 보이는 노력으로 등으로 시민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것이다. 포항시는 이번 수돗물 소동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도시의 수돗물 관리 기준에 맞추는 준비와 각오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수돗물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도 빈틈이 없어야 수돗물 불신을 씻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