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낡은 수도관, 주범일까
350㎞ 낡은 수도관, 주범일까
  • 황영우기자
  • 등록일 2019.08.12 20:35
  • 게재일 2019.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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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지지 않는 포항 수돗물 소동
전체의 ‘13.6%’ 노후관 분류돼
대구 9.6%보다 상대적 큰 비중
2035년 돼야 교체사업 마무리
이상 신고 늘어나 총 96건 집계
시민들 “시가 불안감 해소 못해”

포항의 노후 수도관이 350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수기 필터변색과 악취 신고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수돗물 소동이 숙지지 않고 있다. 포항시가 추정하는 노후 수도관은 총 350여㎞로, 전체 수도관 2천571㎞ 중 13.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구시의 노후수도관 비율인 9.6%에 비해 훨씬 높다. 낡은 수도관은 누수는 물론 수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수도관은 정수장에서 산 정상 등 고지에 있는 배수지로 향하는 관과 각 가정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관으로 대별된다. 가장 큰 규모의 대형관은 지름이 400∼600㎜에 달하며 주철관으로 이뤄져 있다. 주로 배수지에서 중요 배수 거점을 연결한다. 중소 규모관들은 PVC나 스테인레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포항의 경우, 대다수가 PE(폴리에틸렌)관으로 이뤄져 있다. 스테인레스는 염분에 취약해 바닷가에 위치한 포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 기준은 통상 연식 20년 이상을 잡고 있다. 이 가운데서 전문가의 진단이 추가돼야 비로소 ‘노후관’으로 분류된다. 포항시에서는 20년 이상된 수도관이 총 1천308㎞이다. 여기서 노후관으로 분류된 곳 650㎞ 가운데 300㎞가 교체된 상태라고 포항시는 밝혔다. 주철관 단가가 비싸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탓이다.

문제는 노후관 수도관의 대부분이 상대동, 양학동, 구포항역 인근, 중앙상가 일대 등으로 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이들 지역은 일제시대인 1912년부터 상수도관이 부설된 데다 PE관이 상대적으로 쉽게 노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우선 순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지만 포항시의 ‘100% 노후 수도관 교체’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된 노후관 교체사업은 오는 2035년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1천830억여원이 들어간다.

최근에는 환경부가 연식에 따른 노후수도관 여부 판단 대신 정밀조사를 통해 기능유무를 진단해 노후 수도관으로 판정하고 있다. 시는 환경부로부터 493억원을 지원받아 올해부터 관망정비구역 및 현대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정수기 필터 변색과 악취 등 수돗물 이상신고가 계속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오천지역 아파트에서 수돗물 이상신고가 처음 접수된 이후에도 추가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민원신고만 36건이 접수됐다. 오천읍이 11건, 기타 25건(대이동·상대동·해도동·죽도동·청림동·제철동·동해면)을 차지했다. 지난 10일부터 남구 오천읍 부영아파트 1차∼5차를 대상으로한 피해신고만 46건이 들어왔다. 모두 수돗물 필터가 변색됐다는 내용이다.수돗물 이상 신고는 모두 96건으로 집계됐다.

수돗물 이상을 신고한 시민들은 “포항시가 망간 수치가 수돗물 음용기준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의례적인 입장만을 밝힐 뿐 구체적인 수치 등을 발표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망간뿐만 아니라 구리·아연·알루미늄 등 검출 수치도 동시에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수돗물 이상 사례 발생 초기에 학교 급식 중단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두 달여가 지나도록 손을 놓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뒤늦게 먹는물검사팀을 주축으로 지난 10일 유강수계에서 물을 떠 수질검사를 시행한 것은 원인을 밝힐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가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수질 검사 결과는 13일 통보받는다.

포항시의 수돗물 행정 협조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맑은물사업본부에서는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수치 자료 등은 먹는물검사소에서 가지고 있어 우리로선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맑은물사업본부나 먹는물검사소나 포항시 소속이란 점에서 공무원의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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