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 세습, 남한의 재벌과 교회 세습
북한의 권력 세습, 남한의 재벌과 교회 세습
  • 등록일 2019.08.11 20:03
  • 게재일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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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세습(世襲)이란 권력이나 재산, 신분, 직업 따위를 가족이나 친족끼리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개방된 민주사회에서는 특권, 재산, 권력, 명예이든 어떤 것이든 세습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산의 세습을 막기 위해 최소 50%에서 최대 65%까지 상속세를 부과하여 부의 불평등을 막으려고 한다. 자유 민주 사회는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 경쟁이 이루어져 모든 사람은 출발에서부터 과정, 결과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분단의 세월 70여 년, 같은 민족인 남북은 추구하는 정치 이념에 따라 사회의 구조와 관행도 상당히 이질화되어 있다. 남북한은 세습행태도 다른데 북은 권력 세습, 남은 재벌세습이 심각한 문제이다.

북한의 권력세습은 3대에 걸쳐 이루어지고 비판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봉건 왕조국가도 아닌 나라에서 백두혈통이 세습의 기본 요건이 된 것은 아이러니이다. 백두 혈통이란 김일성이 백두산을 거점으로 부인 김정숙과 항일 빨치산 투쟁을 했다며 붙여진 명칭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김정일마저 백두산 정일봉 아래서 태어났다고 선전하는 것도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북한당국은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령승계론을 제시하였다. 수령은 인체의 뇌수처럼 가장 중요하며 북한의 전 인민은 수령의 수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북한의 학자들도 ‘위대한 조선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백두혈통의 권력세습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이다. 북한 땅에서 수령에 대한 비판은 ‘국가 존엄 모독’으로 숙청을 당한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도 이와 연관시켜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재산의 상속도 인정치 않는 북한체제에서 권력의 3대 세습은 그들만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종의 도그마이다.

남한사회에서도 재벌 세습은 경제 정의 실현의 최대 장애물이 된 지 오래다. 재벌(財閥)이란 가족과 혈연으로 이어지는 거대 자본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삼성, 현대, 롯데, LG, SK 등은 대표적인 재벌이다. 한국어 고유명사인 재벌은 한국 경제의 독특한 모순 구조로 이해되고 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재벌 세습이 한국에서는 당연시되어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 재벌의 위장 상속, 분식회계, 배임과 횡령, 땅콩 회항 등의 횡포는 이제 다반사가 되고 있다. 한국의 재벌은 정치, 사법, 심지어 언론권력까지 교묘히 장악하여 재벌의 세습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재벌 세습에 이어 교회 세습이 우리 사회문제로 등장하였다. 우리나라의 장로교회 중 등록교인 10만이 넘는 초거대 명성교회는 목사의 부자세습 문제로 시끄럽다. 성경 어딜 찾아보아도 교회의 부자 세습을 정당화하는 구절은 찾아보기 어렵다. 성경은 오히려 하느님의 참된 자녀는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고, 세상의 탐심을 버리라고 가르치고 있다. 드디어 대한 예수교 장로회교단 재판국은 며칠 전 명성교회 부자 세습은 교회법상 ‘무효’라고 심판하였다. 그러나 명성교회의 현직 장로들은 합법적 절차를 내세워 후임결정이 결코 세습이 아니라는 주장하고 있다. 모두가 세속의 재물이 교회에 침투한 결과로 씁쓰레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북쪽의 권력세습이나 남쪽의 재산 세습은 자유 평등사회의 구현의 장애물이다. 김정은의 3대 권력 세습은 북한의 모든 권력을 독점화하여 인민들의 인권마저 말살하고 있다. 남쪽의 재벌 세습은 부의 독점과 편중으로 경제 정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 북한의 3대 세습구조는 인민들의 자유를 위해서라도 종식되어야 할 사안이다. 북한은 최소한 권력의 집단지도 체제라도 등장하길 바란다. 남한의 재벌구조는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최소한 자본과 경영이라도 분리되어야 한다. 민족 통일을 위해서라도 남북의 장애물은 제거되어야 한다. 남북의 세습구조가 해소될 때 남북의 교류 협력은 더욱 촉발되고 통일의 새벽은 가까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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