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靑에 강력 요청
대구나 구미 출마 거론
“TK 포기 않겠다는 의지
본인은 아직 결심 못 해”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불모지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차출, 이른바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첫단추로 김수현<사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출마 예상지역은 대구 또는 구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수현 전 실장이 대구나 구미에 출마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당이 절대로 TK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첫 표명이 김 전 실장의 TK공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고,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실장 본인은 내년 총선에서 TK출마를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요청한 데다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경우 대구나 구미에서 본격적인 총선 출마 준비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은 어린 시절을 구미에서 보내고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지금 TK 분위기로는 우리가 경쟁력 있고 유능한 후보를 내면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실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TK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라며 “김 전 실장이 아직 출마 결심을 굳히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해야 한다는 의지는 아주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TK지역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출마 예상자들이 지역을 누비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추진하면 기존 출마자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TK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실세 수석이 TK에 오면 상징적인 의미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TK출신이라고 해서 매일 시민들과 함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전략공천을 하게 되면 거부감이 있을테니 중앙당 차원에서 원리원칙대로 공천시스템에 맞게 민주적인 절차로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략공천 대신 경쟁을 해서 당의 공천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영덕 출생인 김 전 실장은 구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경북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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