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한일관계가 1965년 국교수립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우리의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도 과거처럼 매끄럽지 못하다는 비판이 자주 나온다.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양국의 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초긴장 상태로 돌아섰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일본의 무모한 경제조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정부도 일본의 무역규제에 일전불사하겠다는 강경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우리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불안하다. 정부와 기업이 일본의 무역규제에 적극 대응키 위해 국가적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부품과 소재를 사용하는 다수의 기업들 사이에는 3개월이 고비라는 말들이 벌써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곳곳에서 신음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 국민적 불안감도 보이지 않게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또다시 미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6일 새벽 북한은 황해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회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정보당국은 발사체의 내용을 정밀 분석 중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5일 발사 후 13일 사이에 벌써 4번째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하나 남북간 화해를 유도하려는 우리측 노력에 대한 배신이자 도발이다. 비핵화를 위한 우리정부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나 다름아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측 태도다. 지난 5월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북한간의 문제라는 의미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미공조에 대한 불안한 조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가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경협으로 단숨에 일본경제의 우위를 따라 잡겠다”고 한 발언을 무색케 하기에도 충분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한국의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5일 한국증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 50조 원이 날아가는 대폭락을 연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일이 벌어졌다. 반면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발동하면서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미 중간의 무역분쟁도 심화되고 있는 때다. 한국의 안보와 경제는 정말로 괜찮은지 정부가 믿음을 주어야 할 때다.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