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의지 없이 승인 불가능
시민단체, 권영진 시장 책임론
공식 사과·임명 철회 등 요구

인선과정에서 대구시의 부당한 처리로 연임한 대구도시공사 사장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감사원이 지난 5월 이종덕 대구도시공사 사장 인선과정에서 부당하게 처리한 대구시 공무원 2명과 대구도시공사 직원 2명을 징계하고 도시공사 직원 1명에게는 주의 처분할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 사장의 거취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권영진 시장이 이 사장을 연임시키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공무원이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권영진 시장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대구도시공사 이종덕 사장은 2018년 2월 임기가 만료되자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연임절차를 통해 2019년 2월까지 1년을 연임하고 올해 2월 공모를 통해 4번째 연임을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이 ‘경영평가 및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 모두 최고등급’ 이라는 것을 행정안전부로부터 회신을 받고도 ‘행안부 질의회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는 사람이 없도록 하자’며 이를 감추고 ‘경영평가 최고등급’ 만으로도 연임이 되는 것처럼 속여 대구시에서 연임을 승인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감사원에 따르면 이종덕 사장은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가 아닌 ‘A’등급을 받아 연임 자격이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덕 사장은 지난해 1년 연임을 포함, 현재 도시공사 사장을 4연임중이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도시공사 이종덕 사장이)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 해도 한 사람이 4번이나 사장을 역임하는 것은 평범한 일이 아니다”며 “2018년 2월 두 번째 임기를 만료한 이 사장을 1년 연임시킨 다음 올해 2월 3년 임기 임명까지 결국 4회에 걸쳐 사장을 역임하게 되는 전체 과정은 권영진 시장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2018년 2월 사장 임기가 만료되어 정상적으로 공모절차를 통해 사장을 임명해야 하는데도 특별한 사정도 없이 규정까지 위반하며 1년을 연임시킨 것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연관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권 시장 사과, 관련 공무원 징계와 함께 이종덕 사장 임명 철회, 이종덕 사장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대구시 내부에서도 이종덕 사장 자진 사퇴론이 비등하다. 대구시 한 직원은 “비록 이종덕 사장이 연임과정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과정 자체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본인이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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