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감포에 소형 원자로 개발 등을 담당하는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혁신원연)이 설립된다고 한다. 연구 인프라 등 기본 시설만 갖추는데도 7천억 원 규모 이상의 예산이 드는 사업이라고 한다. 사업이 완성된 이후 나타날 경제파급 효과가 1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 하니 원전해체연구소 유치 못지않은 성과로 보인다. 경북도도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유치를 위해 숨은 노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정치적 논리 배격이 가장 큰 문제여서 중앙정부와의 비공개 면담 등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노력과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 연구소 유치로 직접고용 1천 명을 포함 고용유발 효과가 7천여 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거나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의 유치로 경북은 이제 원전산업의 메카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했다 하겠다.

원전시설이 집적돼 가장 유리한 입지임에도 원전해체연구소의 일부인 중수로 분야 연구소 유치에 만족해야 했던 아쉬움도 혁신원연의 유치로 많이 해소될 것같은 분위기다.

경북에는 국내 원전의 절반인 12기의 원전시설이 가동 중에 있다. 또 경주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중저준위 방폐장 등 원전산업과 관련한 핵심 기관들이 줄지어 입지해 있다. 이번 혁신원연의 유치로 경북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원전산업의 전주기 프로세스를 모두 갖춘 곳이 된다. 원전의 설계, 운영, 해체, 처분 등의 전 과정이 경북에 집결됐다는 의미다. 누가 뭐래도 원전산업의 메카로서 충분한 집적시설을 보유했다 해도 틀리지 않다. 지금 우리의 원전산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원전산업의 새로운 방향 모색이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혁신원연은 과거 원전시설 개발 중심의 원전산업과는 다른 궤를 하고 있다. 일반 산업용, 수송용 등 중소형 원전이 중심이 되는 미래원자력산업을 연구하고 재난에 대응하는 안전한 원자력 연구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이는 경북이 보유한 기존 원전관련 기관과는 다르지만 상호 공조를 통해서는 새로운 원전산업의 진로를 모색하고 시너지를 내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원자력기구에 의하면 소형 원자로 시장 규모는 2050년에 가서는 400조 규모에 달할 것이라 한다. 혁신원연의 활용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금액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혁신원연 유치와 관련 “연구인력 7만여 명, 1천700개에 이르는 연구기관과 기업, 1년에 투자되는 사업비가 8조 원에 이르는 대덕연구단지의 모태가 한국원자력연구원이었다”고 언급했다. 제2원자력연구원이라 불리는 혁신원연의 유치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들린다. 혁신원연의 유치를 계기로 경북이 국내 원전산업의 메카인 동시에 기술연구 분야의 정점에 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