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피해 규모 35만4천그루서
10분의 1인 3만5천그루로 줄여
‘심’ 단계로… 내년 ‘중’ 진입 기대
2004년 기계면 최초 발생 이래
방제 체계 전문화·반복 점검 등
발빠른 대처가 이룬 값진 성과
피해목 재활용·부산물 가공 등
고사목 처리서도 선도적 행정
산림청 방제우수기관 선정 등
녹색도시이미지 제고 ‘한몫’

소나무재선충병 극심지역에서 탈출한 포항시가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내년에는 ‘심’지역보다 더 나은 ‘중’지역으로 내려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항시가 소나무재선충병 ‘극심’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졌다. 지난 2012년에 ‘극심’지역으로 분류된 지 8년만에 한 단계 아래인 ‘심’지역으로 내려간 것이다. 시는 내년에 이보다 더 아래인 ‘중’지역으로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 방제에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지역의 2019년도(2018년말 집계) 소나무재선충병 현황은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2013년도 35만4천그루의 10분의1 수준인 3만5천그루(포항시 2만8천, 남부지방산림청 7천)다. 이는 3만∼5만그루 피해 지역에 해당하는 ‘심’지역에 해당되는 수치로, 소나무재선충병이 국가적인 재난으로 여겨지는 현 상황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극적인 방제효과는 산림청 방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그린웨이’와 더불어 포항의 녹색도시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간 방제현황을 보면 포항시는 2004년 10월 21일 북구 기계면 내단리 산32에서 최초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재선충병과의 싸움을 이어왔다.

2005년 7만4천그루였던 포항시 재선충병 피해는 이상기후 등의 환경적 요인과 적극적인 방제작업이 겹치며 2011년 9천그루까지 내려가 성공하는 듯했으나, 그 이듬해인 2012년 7만5천그루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포항을 단번에 ‘극심’지역에 편입시켰다.

이후 2013년 15만7천그루, 2014년 35만4천그루 등 피해는 계속적으로 늘어나, 포항은 경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피해지역이자 ‘최악의 소나무재선충병 지자체’로 분류됐다. 그러나 2015년 28만4천그루로 점점 피해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23만3천그루로 크게 감소했다. 이어 2017년에는 13만9천그루로 10만그루 가까이 줄어들었다. 2018년에는 드디어 10만그루 아래인 7만7천그루, 그리고 올해는 3만5천그루로 내려앉으며 피해 단계가 완화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는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포항시의 발빠른 대처와 적극적인 산림행정추진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항시는 재선충병과 관련해 단 한 본의 피해 고사목도 누락시키지 않기 위한 체계적이고 특화된 행정을 추진했다. 2012년 남부지방산림청과 기계·기북면 공동방제 MOU 체결, 2014년 지자체 최초 소나무재선충병방제 TF팀 신설, 기본계획 수립 및 방제정책방향 설정을 통한 방제체계 전문화, 품질향상, 기술력 향상 등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 또한 책임있는 방제작업을 위해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대한 방제능력배양, 산림과 전 직원의 공사감독 선임과 임업분야 퇴직공무원들의 현장특임관 배치, 산림청 직원 현장 책임관 지정 등 현장전문가를 배치해 혹시 작업 시 있을 수 있는 방제 누락지 조사와 기술지도, 반복 점검 등도 실시했다.

훈증된 피해목 더미를 포클레인이 옮기고 있다.  /포항시 제공
훈증된 피해목 더미를 포클레인이 옮기고 있다. /포항시 제공

방제방법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이후부터는 감염 후 고사목 제거에서 감염 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했다. 구체적으로 선단지, 경관림 등 1천936㏊의 소나무림에 예방나무주사를 놓았으며, 석력지와 급경사지 등 훈증이 어려운 지역에는 친환경 신공법인 그물망 피복을 확대 실시(2018년 422그루→2019년 1천230그루)했다. 또한 선단지 소구역 모두베기와 피해목 주변 잠재 감염목까지 방제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기법의 선진화를 구축했다.

피해고사목 처리에서도 선도적 행정을 추진했다. 2016년 피해목 재활용을 위한 열처리방제시설을 건립했고, 2017년에는 대형목재 파쇄기를 배치해 방제사업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을 톱밥, 펠릿으로 가공해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활용은 △피해목의 외부반출에 따른 재선충병 확산 방지 △시민생활권과 연접한 경관 저해요인 제거 △버려지는 폐임목의 친환경 목재자원 활용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3일 포항시산림조합이 한국남부발전하동화력발전소 목재펠릿 납품업체로 선정되며 2천t의 펠릿을 공급하게 됨에 따라, 피해목 자원화로 인한 지역의 신규일자리 창출 등 산림사업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포항시 금창석 산림과장은 “지속적 방제사업 결과로 올해는 전년 대비 피해고사목이 54% 감소 효과가 있었으며, 2022년까지 생태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숲가꾸기를 통한 건강한 산림육성, 선제적 예방을 위한 나무주사를 확대해 피해예방 및 감소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또한 피해목 산물 수집을 확대함으로써 산불발생 시 가연성 물질제거와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지역의 고용창출과 경제적 이익 역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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