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갑작스런 온도 상승으로 지구촌 곳곳은 가뭄과 홍수, 태풍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는다. 지구촌 한쪽은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다. 일부 지역은 어업과 농업의 기반이 졸지에 무너지는 일도 벌어진다. 지구촌 사람들의 현명한 대책이 있어야 할 때다.

경북 동해안의 고수온 현상도 지구 온난화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매년 되풀이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하는 방법이 매우 더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동해안 지역은 고수온 현상으로 어류들이 대량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한다. 어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매년 늘어나는 물고기의 집단폐사는 2016년부터는 거의 폭증 수준이다. 2016년 8월11일부터 23일 동안 동해안에서는 81만2천여만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피해액이 8억2천여만 원에 이른다. 2017년은 64만여 마리, 작년에는 80만여 마리가 고수온 현상으로 집단 폐사했다. 불과 3년 동안 2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낸 것이다.

올해도 경북 동해안 어민들은 고수온 문제로 걱정이라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등 기상예보에 의하면 올 여름도 북태평양의 고기압 확장 등으로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이 평년보다 1℃ 정도 높을 것이라 한다. 동해안 지역의 고수온 현상은 매년 기간이 늘고 피해 어가가 증가하고 있어 어민들의 걱정이 괜한 것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수온 현상에 대응해 2017년부터 양식장 시설 현대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적은 부진하다. 심해의 찬물을 끌어올리는 취수 라인을 설치하는 양식장 시설 현대화 사업에 참여한 어가가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수 어가들은 규모에 따라 1억 원이 넘는 자부담이 부담스러워 선뜻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히트 펌프 설치 사업도 마찬가지다. 경부 도내에 고수온 피해 예방 사업을 완료한 업체는 전체의 39%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금 이 상태로라면 경북 동해안 어민들의 물고기 집단폐사 피해는 올해도 뻔 한 일이 된다. 눈 뜨고 앉아서 당한 꼴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어가들의 소극적인 면이 피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 홍보와 설득으로 어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원 규모를 늘려 사후 약 방문식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인류의 최대 재앙으로 떠오를지도 모를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우고 있다. 1906년부터 2005년 사이 지구 온도가 0.74℃ 상승했다는 보고가 있다. 어종의 개체 변화가 일어나고 지구 온난화의 여파가 동해안에까지 이르고 있다. 행정당국의 발 빠른 대응만이 어민들의 피해를 줄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