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오늘 학술대회 개최
조선 여인들의 목소리 대변해 온
독특한 문학형식 기록물 평가
기록유산으로의 가치 확인 나서

최근 풍산 류씨 화경당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내방가사 ‘쌍벽가’. /안동시 제공

[안동] 안동시가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이어 조선시대 여성이 노래한 문학 작품인 ‘내방가사’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안동시는 이를 위해 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내방가사의 문학·사회적 가치, 세계기록유산적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8일 시에 따르면 한국국학진흥원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만의 감정을 글로 표현해왔던 내방가사의 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마련됐다.

내방가사는 조선 중기 이후 주로 영남지방의 여성들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되던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여성들의 집단문학이다. 초기에는 유교적 가치관 전파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다양한 소재와 정제된 운율을 갖춘 형식으로 발전했다. 개항 이후에는 민족적 가치와 외세에 대한 저항 의식을 담아내기도 했다.

특히 유교 문화가 가장 잘 발달한 강력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에 의해 민족 언어인 한글을 활용해 삶과 애환을 드러낸 독특한 문학 형식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한국국학진흥원은 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2016년부터 경북, 특히 안동문화권 여성들의 목소리인 내방가사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내방가사를 정리하는 한편 국립한글박물관과 MOU를 맺어 출처가 확실한 목록을 작성하는 등 등재 대상 기록물을 검토해 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기초 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내방가사를 바라보는 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향후 등재 대상 기록물을 확정하고 도록 및 아카이브 구축과 같은 제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내방가사가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및 국제목록에 등재한다는 복안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내방가사의 세계기록유산 가능성을 확인받아 세계기록유산 등재라는 최종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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