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모래페스티벌 작품 앞서
남녀노소 추억만들기 ‘삼매경’
파라솔 그늘 아래 ‘삼삼오오’
바다에 ‘풍덩’ 무더위 식히기도

30일 오후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도전 나도 모래 조각가’에 참가한 한 가족이 한·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을 기념해 한반도 모양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형상을 조각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시원한 파도와 바닷바람을 맞으니 더위가 싹 달아나는 것 같아요”

30일, 포항에는 이틀간 지속된 비가 멈추고 낮 최고 기온이 29℃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찾아왔다. 최고의 피서지이자 동해안 최초로 임시 개장에 들어갔던 영일대해수욕장에도 생각보다 많은 피서객들이 방문해 선뜻 찾아온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해수욕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파라솔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바람을 맞기도 하고, 여름 바다에 몸을 맡겨 해수욕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서를 즐겼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해수욕장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풍경. 유독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자 영일대해수욕장만의 ‘특별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는 올해로 3회째 개최되는 ‘포항 모래페스티벌’의 모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으며, 다양한 작품만큼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라는 주제답게 코끼리, 코알라, 곰, 사자, 하마 등 다양한 모래 조각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사람의 키보다 훨씬 큰 모래 조각들을 보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신기해했고, 가족, 연인, 친구들은 모래 조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 남기기에 바빴다.

창원에서 온 이상헌(38)씨는 “어제 비가 많이 와서 모래들이 모두 무너져 내려 오늘 행사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행사에 와보니 모래가 그대로 있어 신기했다”며 “모래 조각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와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모래 조각 작품들 옆에는 모래가 산처럼 쌓여 있는 곳도 있었다. ‘도전! 나도 모래 조각가’라는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곳으로, 여기서 아이들과 어른들은 힘을 합쳐 모래 작품 만들기에 열중했다.

오현만(46·양덕동)씨는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주로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갖고 놀기 때문에 자연과 함께 뛰어노는 경우가 드물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아이들이 모래를 만져보기도 하고 가족들과 힘을 합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22일 임시 개장에 이어 29일부터 문을 연 포항영일대해수욕장과 월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오는 6일부터 구룡포해수욕장 등 포항시 지정해수욕장 6곳이 일제히 피서객을 맞이한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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