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장사상륙작전’서 전사한 문산호 선원들에 ‘화랑무공훈장’
해군, 선원 10명에 서훈식
“용사들의 공적 기리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한국전쟁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전사에 기록된 영덕장사상륙작전의 군번없는 용사들이 훈장을 받으며 명예를 되찾았다.

해군은 6·25전쟁 당시 영덕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문산호(LST) 선원 10명의 화랑무공훈장 서훈식을 갖고 유가족들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서훈식은 27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전사한 문산호 선원 유가족 30여명과 선원들의 공적을 발굴한 최영섭 해양소년단연맹 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산호는 1950년 당시 교통부 대한해운공사 소속 선박이었으나,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해군에 배속돼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했다.

1950년 6월 26일 묵호경비부 대원을 묵호에서 포항으로, 7월 27일에는 육군 병력과 차량을 여수에서 진해로 각각 수송하는 임무를 완수했다.

그해 9월 14일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을 분산시키고자 장사상륙작전이 전개됐다.

문산호는 육군 제1유격대 대원을 태우고 9월 15일 해안으로 상륙하는 임무를 맡았다.

해안선으로 돌격하는 도중 풍랑으로 좌초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상륙을 감행해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작전에서 문산호 선장과 선원 등 11명을 비롯해 장병 130여명이 전사했다. 문산호 선원은 6·25전쟁에 동원된 인력이라는 사유로 서훈이 누락됐다.

해군은 당시 작전에 참전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청취하고 관련 문헌을 찾아냈다. 특히 여수 철수 작전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문산호와 함께 작전을 펼쳤던 최영섭 해양소년단연맹 고문이 자료 수집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런 노력으로 해군은 2016년 해군 문서고에서 전사 기록 속에 묻혀있던 문산호선원의 명단과 전사 기록을 찾아냈다.

그해 9월 12일에는 부산 영도구에 있는 순직 선원위령탑 경내에 ‘문산호 전사자기념비’를 세웠다.

2017년부터는 기록을 바탕으로 문산호 전사자 선원 서훈을 국방부에 추천했으며, 심의 결과 작년에 황재중 선장이 충무무공훈장을 받았고, 올해 선원 10명에게 화랑무공훈장이 추서됐다.

이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다.

문산호 선원은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열,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이상 해군기록순) 등이다.

고(故) 이수용 선원의 아들 이용규(69)씨는 “살아오는 동안 아버님 유해는 찾지 못하더라도, 명예만큼은 꼭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해군에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들의 공적을 기리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며 “특히 6·25전쟁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번도 없이 참전하여 장렬하게 전사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은 우리 안보를 튼튼히 세우는 정신적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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