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노선 바꾸려던 포항시 ‘급정차’
버스 노선 바꾸려던 포항시 ‘급정차’
  • 황영우기자
  • 등록일 2019.06.26 20:33
  • 게재일 2019.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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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달 예정서 무기한 연기
전기차량 환경부 인증 못 받고
국회 추경 늑장에 재원도 발목
재추진 언제 할지 불투명 상황
시 정책 신뢰성에 흠집만 내고
기다렸던 시민들 불만 쏟아내

포항시가 대중교통난 해소를 위해 기획했던 버스노선개편 실행이 중형 전기버스 구매 불가능 등의 이유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26일 오후 북구 양덕동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시내버스가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급행버스 타고 보경사 구경가려던 기대는 멀어졌네요.”“우리 동네 지선버스 늘어난다더니, 아닌가요?”

포항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시내버스 노선개편’이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나오는 시민들의 실망스런 반응이다.

도농복합시로 면적이 넓은 포항시가 대중교통난 해소를 위해 고민 끝에 기획했던 7월 버스노선개편이 실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포항시는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26일 밝히면서 소문으로 만 떠돌던 ‘버스노선개편 백지화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말로는 연기지만 사업 자체가 틀어져버려 노선개편 자체가 안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강덕 시장이 민선7기를 맞아 도입하려던 대표적인 정책 추진의 신뢰성에도 흙탕물이 튀게 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포항시는 면적은 서울시와 비슷한데 인구는 적어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낮은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서민들의 발’인 버스 운행 활성화에 고민해왔다. “포항에 관광을 오더라도 택시를 타지 않으면 이름난 관광지를 둘러보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지역에 버스 타고는 다니기 어렵다”는 민원은 그대로여서 교통인프라 개선은 요원한 꿈으로 남게 됐다.

포항시가 예산이 뒷받침되는 한 대중교통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로 한 정책목표는 남·북구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도심순환간선, 외곽지역 노선형 수요응답형교통(DRT)운행, 급행·좌석·일반버스 노선 강화 등 크게 3가지다. 지선노선은 기존 199회에서 162회로 줄였고 운행대수도 39대에서 32대로 줄이는 등 최적화에 나섰다. 현재 노선 109개·운행대수 200대에서 119개 노선에 운행대수 270대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2017년에 과업 착수해 3년이나 시간으로 보내다 결국 노선개편 중단이란 ‘폭탄’만 터뜨리고 시정의 불신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1월에 주민설명회까지 갖고 7월에 노선개편을 기대려온 시민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노선개편 문제가 뒤틀린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기존 200대의 천연가스 버스차량에다 70대의 전기버스를 추가할 계획이었는데 전기버스 구입과 출고 과정이 중단되버린 것. 시는 대형전기버스 22대, 중형전기버스 48대를 증차해 버스노선개편을 완성하려 했다. 그러나 환경부 인증을 통과한 대형차량(차체길이 11m)과 달리, 중형차량(차체길이 7∼8m)이 환경부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현재로선 구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신설노선 위주의 대형차량과 비교해 외곽지노선을 담당할 중형차량의 확보 길이 막히면서 버스노선 개편사업 전반이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재원확보도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이다.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국비 49억, 도비 49억, 시비 127억 등 225억이 들어가는데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갈등으로 국회가 공전되면서 추경 예산안의 통과가 늦어져 발목이 잡힌 상태다. 추경을 통해 최소한 국비 31억원, 도비 31억원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포항시의 노선 변경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각종 민원과 수요를 조사해 노선을 지금껏 수정해오고 있지만 확정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실무진의 업무추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선 최종안에 따라 중형전기버스 도입 규모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노선이 확정되어야만이 전기버스를 충전할 충전소 확보 등을 위한 사업자 모집을 결정할 수 있어 연쇄적인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민 강모(33)씨는 “포항시가 노선안도 확정하지 못하고 그동안 뭐했느냐”며 “추진이 어려운 속사정이 있으면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등 절차도 거치지 않고 시행시기를 코앞에 두고 느닷없이 노선개편이 사실상 중단된다니 말이 되느냐”고 행정의 신뢰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여러 부분 사업이 진척이 되지 않은 점이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시내버스 노선개편 사업이 무기한 연장 상태”라며 말끝을 흐렸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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