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경합지역
경북

보수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장세용 구미시장이 당선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또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오중기 후보가 34%를 득표하며 선전을 벌였다. 대구지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인해 보수진영이 갈라져 여야4당(한국당 8석, 더불어민주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바른미래당 1석) 구도가 됐다. 실제 한국당이 10석이었으나 조원진(대구 달서병),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해 각각 대한애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하면서 총 8석만 확보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의 21대 총선 관전 포인트는 한국당이 TK지역을 독식할 지, 아니면 정치적 다원주의를 구축, TK가 새로운 열린사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다. 이는 TK가 보수의 텃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TK의 정치적 고립과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사다. 시류에 발맞춰 대구, 경북의 정치 세평도 점차 드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요즘 TK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속마음이 편치 않다. 중앙당에서 틈만 나면 뒤흔들고 있어서다. 실제, 중앙당이 인재 영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 판이 뒤집혀질지 아무도 모르는 법. 그래서일까. 지역에서도 신진들의 등장과 세대교체, 현역의원들의 생환 여부 등이 벌써 하마평이다. 경북매일에서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TK지역 중 화제의 지역을 짚어 봤다.

고령·성주·칠곡

이완영 의원 의원직 상실에
“한국당 공천 잡자” 신경전 치열
인구 11만 칠곡 민심잡기 ‘관건’

일단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 선거구가 주목받는 것은 이완영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돼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현역이 사라졌다는 것은 신진에겐 더없는 ‘빅 찬스’다. 특히 지역적 특색상 이미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후보들이 줄을 서 있다.

경찰서장과 재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후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이인기 전 의원, 칠곡 출신의 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별보좌관,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성주 출신의 홍지만 전 의원, 성주 출신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전화식 전 성주 부군수,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칠곡이 고향인 송필각 전 경북도의회 의장 얘기도 나돈다. 특히 오는 28일 고령에서 특강을 할 예정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의 고향은 고령이다. 후보군들이 넘쳐나면서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가깝다는 친분과시다. 실제 모 인사는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다른 인사도 ‘황 대표로부터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았다’며 ‘황심’을 내세우고 있다. 모두 팩트를 알 수 없다보니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정말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냐는 말까지 나온다.

고지 달성은 칠곡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있다. 4월 기준으로 칠곡의 인구수는 11만8천명, 성주는 4만4천, 고령은 3만2천명이다. 한국당 중앙당 입장에서 볼 때 이곳은 맞춤형 공천이 가능하다. 현역의원이 없기에 당이 제시하는 정체성과 가이드라인에 맞을 경우 내려꽂기가 가능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미래 정치지도자로 키울 수 있는 청년층의 후보를 희망하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있다.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백선기 칠곡군수도 여지가 남아 있다. 그는 칠곡군수를 3연임, 비교적 지지층이 두텁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세호 전 칠곡군수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장 전 군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3.74%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바 있다. 민주당도 도내 다른 지역보다 이 선거구는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칠곡군수 선거 당시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역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하나의 근거로 들고 있다. 선거를 치러보니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는 층들이 예상외로 많더라는 것이다. 실제 칠곡에는 구미에서 직장을 다니는 젊은 층들이 많은데, 이들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주·군위·의성·청송

전·현직 의원, 현 당협위원장 격돌
상주시장 재선과 맞물려 ‘이목’
청송, 지역구 재편 가능성도 커

도내 다른 지역처럼 이 선거구 역시 보수층 지지 경향이 높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의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가 더 관심사항이다. 일단은 전·현직 의원과 현 당협위원장 간의 대격돌이 주목되는 격전지다. 현역은 3선의 한국당 김재원 의원과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다. 초선인 임 의원은 얼마 전 상주로 주소를 옮긴 뒤 상주보 철거 문제와 의성 쓰레기 산 등에 관심을 쏟으며 뛰고 있다. 20대 총선에 당선됐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김종태 전 의원 또한 재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 명의 현역 의원에다 전직 의원이 있지만 현 당협위원장은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다. 이러다보니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당연히 온갖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 때도 매우 시끄러웠다. TK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복잡하고 특이한 지역구도가 혼돈의 바탕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친박계 실세인 김재원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주 후보간에 단일화가 추진되면서 김종태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재선거에서 상주 출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의성 출신인 김재원 의원이 고지를 탈환했다.

그러나 3선의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20대 총선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후 당원권이 정지되면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 꿰찼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김 의원이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21대 공천 경쟁이 복잡 미묘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김 의원은 최근 황교안 대표의 측근으로 부각되고 있고,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재원 의원의 거취 △황천모 상주시장 재판 △소지역주의 △보수결집 또는 분열 등에 따라 선거판이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항간에는 김 의원이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을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본인과 무관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김 의원이 거처를 옮긴다면 여기도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 선거구는 내년 총선 선거 때 시장 선거도 같이 실시될 수도 있다. 황천모 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는데,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가 되지 않으면 재선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흐름으로 보아 내년 선거 전에 3심까지의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총선과 시장선거가 맞물리면서 판을 후끈 더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내년 총선까지 후보들이 국회의원과 시장을 놓고 합종연횡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역대 어느 때보다 혼탁해지고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보군 중 일부가 총선이 아닌 상주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거나, 상주시장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김천시장 출마를 위해 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던 최대원 후보가 경선 패배한 뒤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500표차로 떨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김영태 지역위원장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 자랐지만 상주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17년 재보궐선거에서 17.58%의 득표율을 올렸다. 다만, 이 선거구는 현 지역구가 유지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부에서는 청송이 강석호 의원의 지역구인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로 묶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럴 경우 이곳의 선거구는 상주를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 지금의 선거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밖에 없다.

포항 북, 포항 남·울릉

리턴매치 성사 관심사 포항북
김정재·오중기 특별법 날선 공방
남울릉엔 3선도전 박명재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 신경전 치열

포항북 지역은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총선 당시 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무소속 박승호 전 포항시장, 민주당 오중기 지역위원장이 대결을 펼쳤다. 지난 20대 선거 결과를 보면 한국당 김 후보는 43.39%를 득표했고, 박 전 시장은 38.84%, 오 위원장은 12.71%를 받았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최근 주변인사들에게 포항 남·울릉 출마를 시사해, 이번 리턴매치 때는 김 의원과 오 위원장 간의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오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34.32%를 득표한 저력을 바탕으로 한 번 해볼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지난 총선 당시 경쟁을 펼쳤던 박 전 시장이 포항 남·울릉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이상 재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수의 텃밭인 만큼 김 의원은 1차적으로 당내 공천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허명환 강남대 석좌교수,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상휘 세명대 교수 등이 김 의원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포항남·울릉 지역은 박명재 의원의 3선 성공 여부와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박 의원의 아성을 뛰어넘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승호 전 시장이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 선거구 출마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두 사람의 지지측은 이미 신경전이 치열하다. 박 전 시장이 한국당 경선에 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현재 무소속이다. 박 전 시장은 포항북구당협에서는 몇 번에 걸쳐 입당 신청을 했지만 복당이 불허됐다. 따라서 한국당 복당을 점치기가 쉽잖다. 입당된다면 박 의원과 공천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지만 복당이 불허될 경우 무소속 신분으로 박 의원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췄던 서장은 전 일본 히로시마총영사도 남·울릉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검찰 출신의 한 인사의 출마설도 나돈다.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포항시장 후보로 나선 허대만 지역위원장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강덕 시장에게 불과 7.6% 차이로 패배할 만큼 나름의 인지도와 지지세를 자랑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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